‘대전 자운대’ 통합 국군사관학교 강행…3군 총동창회 “국방개악”

안규백 “전작권 전환 대비”
개혁신당 “통합 반대 75%”
사관학교동창회 “보복행위”


안규백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왼쪽)과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스마트강군 육성, 국군사관학교 창설방안 당정협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윤호·주소현·전현건 기자] 정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기로 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급변하는 미래전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16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다만 대한민국 미래와 국가안보를 책임질 장교 양성체계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강행한다는 비판 여론을 비롯해 군사 전문가, 군 원로, 교육계, 사관생도 학부모 등의 반발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는 입장문을 통해 “‘국방개혁’이라는 포장으로 ‘스마트 강군 육성’을 위한다는 제목 아래 벌어지고 있는 행태는 ‘국방개악’이요, ‘논 스마트한 약군 조장’”이라고 꼬집었다.

안 장관은 국군사관학교 창설 필요성으로 크게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육·해·공군 사관학교가 각각 운영되면서 발생하는 인력·조직 중복과 비효율 문제를 지적했다.

안 장관은 “각군 사관학교는 약 700명에서 1000명 규모로 일반 종합대학의 단과대학 규모에 불과하다”며 “2900여 명의 생도를 양성하기 위해 3명의 3성장군을 포함한 7명의 장성, 약 3000여 명의 지원 인력을 유지하고 있어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미래전 양상 변화에 따른 교육 혁신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 장관은 “현대전은 육·해·공의 경계를 넘어 우주·사이버·전자기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사관학교 교육도 전쟁이 전 영역으로 확대될 미래전에 대비할 수 있는 체계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작권 전환 이후를 대비한 지휘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관학교에서 양산된 장병들은 앞으로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 연합방위체계를 이끌어갈 주역이 돼야 한다”며 “미래안보환경에 부합하는 장교 양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 체계, 우수한 교수진, 최첨단 교육 환경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향후 한미 연합방위체계를 주도할 소양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과정도 설계한다는 복안이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대전을 중심으로 통합 국군사관학교를 설립하고 첨단 과학기술 기반 교육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카이스트(KAIST)를 비롯해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통신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이 밀집한 지역적 강점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또 교육 혁신을 위해 민간 교수 비율은 현재 약 24%에서 50% 이상으로 확대하고, 국립대 수준의 처우를 보장해 우수 연구인력을 적극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과정은 인공지능(AI) 기반 전영역 작전, 우주·사이버·전자기 스펙트럼 등 미래전 핵심 분야 중심으로 재편한다.

안 장관은 통합 캠퍼스 중심의 ‘스마트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되, 기존 사관학교의 전통 보존 방안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국군사관학교를 중심으로 간호사관학교와 첨단 사관학교, 학군(ROTC), 학사 과정 등을 아우르는 ‘국방 교육 허브’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개혁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앞으로 국방부는 열린 자세로 국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군사관학교 예상 조감도[국방부]


국방부 관계자는 “통합 사관학교 세부계획은 오는 10월 발표할 예정”이라며 “그 안에 의견수렴·공청회 등을 거쳐 첫 입학연도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3군 사관학교 총동창회는 “육사를 현재의 태릉 화랑대에서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계산에서 나온 전형적인 보복 행위로서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해사에 대해선 “바다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곳으로 옮기고서 어떻게 대양해군을 지향하고 바다로 세계로 뻗어 나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공사 이전에 대해서도 “항공기 활주로는 커녕, 하늘 조차도 제대로 보기 어려운 조밀한 곳에 몰아넣어 어떻게 우주로의 비상을 꿈꾸게 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총동창회는 “정부는 역지사지 입장에서 공급자가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 사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검토할 것을 다시한번 촉구한다”며 향후 안보단체, 시민단체, 종교단체, 현역 및 예비역 장병, 사관생도 학부모 등과 연대해 총궐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투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불미한 사태와 불상사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정부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