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보면 눈 떼기 힘들어” 韓 드라마 시청 北 청년들 친구 밀고로 체포돼

‘폭군의 셰프’, 北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
극중 요리 해 먹고 주인공 말투 흉내 내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드라마 ‘폭군의 셰프’ [스튜디오드래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북한에서 ‘불순 녹화물’로 규정된 한국 드라마를 몰래 시청한 청년 2명이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를 같이 본 친구가 죄책감에 자진 신고한 게 발단이 됐다.

16일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 재팬은 북한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평남 평성시 청년 2명이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한국 연속극을 비롯한 다수의 불순물을 시청해 지난달 말 안전부(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체포된 두 청년이 본 드라마는 지난해 화제작 ‘폭군의 셰프’다. 이 드라마는 북한 청년들 사이에선 ‘왕의 요리사’라는 제목으로 불리며 입소문을 타고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북한 청년들은 이 드라마에 대해 ‘한번 보면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으며, 극중 음식을 흉내 내 만들어 먹거나 주인공들의 말투를 따라 하는 것이 유행할 정도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체포된 두 청년은 학창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로 지내오면서 수년 전부터 해외를 통해 유입된 영상물을 몰래 함께 시청해 왔다. 이들은 지난 6월 중순 ‘우리끼리 보기 아쉽다’며 가깝게 지내던 다른 한 친구를 불러 함께 시청했다.

늦게 합류한 청년이 죄책감에 사로잡혀 안전부에 자진 신고하면서 사달이 났다. 이 청년은 두려움에 며칠간 떨며 고민하다 안전부에 직접 찾아가 ‘봐 달라’고 사정하며 친구들의 ‘비사회주의 행위’를 고발했다고 한다.

자진 신고한 청년의 협조를 얻어 안전부는 지난달 말 현장을 들이닥쳐 불법 영상을 보던 청년 2명을 붙잡아갔다. 자진 신고한 청년은 별다른 문제 없이 풀려났지만, 나머지 2명은 가택 수색과 함께 집중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체포된 두 청년의 가족들은 이번 사건으로 가족 전체가 평성시에서 다른 열악한 지방으로 추방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