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에 금리 인상까지…소상공인 “점주도 소비자도 모두 손해”

최저임금 3.7% 인상에 기준금리 인상까지
“가격 인상하면 소비 꺾여, 폐업 증가할 수”
서울 내 프랜차이즈 하루 5.3개 폐업 ‘암울’
고용규모별 차등 적용·소비진작 요구 쇄도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2026년도 최저임금 안내 배너가 부착되어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저임금 인상에 기준금리 인상까지 덮치며 내수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영세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당장 인건비 등 각종 비용과 이자 부담이 오를 수밖에 없는 데다,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까지 줄어들어 ‘3중고’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16일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들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700원으로 올해보다 3.7% 오르면서 인건비부터 원재료비·물류비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날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1100조원에 육박하는 자영업자 대출의 이자 상승이 불가피하다. 자영업자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 부담은 1조8000억원 증가한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소비여력 감소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더기 폐업 가능성을 제기한다.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 2024년 한국경제학회 영문학술지 KER에 게재한 논문 ‘저임금이 비임금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5인 미만 근로자를 둔 소상공인에게 가장 크게 나타났다. 대·중소기업에 비해 생산성이 낮고 재정적 제약이 커 경제적 충격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근로자와 근로시간을 줄여 충격에 대응할 수는 있으나 임시방편이다. 일부는 폐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하루에도 점주들의 인건비 부담은 몇만원씩 오른다”며 “여기에 (원부자재) 생산·물류 등 각 단계마다 비용이 연쇄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어 최종적으로 부담은 점주들이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기적으론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소비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누적되면서 폐업하는 점주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 관계자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종업권 고용 비용은 올라가고 매출은 떨어질 것”이라며 “여기에 금리 인상으로 가계가 이자를 갚느라 소비를 줄이다 보면 비용 상승과 소비 감소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역시 입장문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기준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간당 1만2840원, 월 환산액으로는 223만6300원에 달한다”며 “역대급 위기로 허약해진 소상공인들에게 이번 인상은 인건비 부담 증가와 경영난 심화로 허리를 휘게 만드는 무거운 족쇄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 감소도 유발한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지역 프랜차이즈 점포는 5만2025개로, 2년 전에 비해 3511개(6.3%) 감소했다. 직전 1년간 사라진 점포 수는 1966개로, 전년 1545개보다 확대됐다. 하루에 최소 5.3개 이상의 점포가 문을 닫은 셈이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청년·중장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던 프랜차이즈 점포 감소는 가계 소비여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5인 미만 사업장 등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일본은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하고 있다. 실제 도쿄·오사카 같은 대도시가 지방 소도시에 비해 최저임금이 높다. 미국의 경우 뉴저지주 등 일부 주는 고용자 수가 1~5명이면 최저임금을 더 낮게 책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업종별·규모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거나, 최저임금위원회가 영세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잘 반영할 수 있도록 구성에 변화를 줘야 한다”며 “일괄 인상을 밀어붙인다면 소비 진작책이라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의 한 상가가 비어있다. [헤럴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