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익 용처 결정이 AI 시대 승부처” [대한상의·한경협 제주포럼]

김정관 산업부 장관 대한상의 강연
한국 3대 승부처 ‘AI·지방·생태계’
‘7년 풍년’ 때 ‘7년 흉년’ 대비해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산업정책 방향으로 주제로 정책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 “반도체로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가 AI(인공지능) 시대의 큰 승부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을 통해 “지금 반도체로 대박 났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놓고 사회적인 논쟁이 있는데 (저도) 그 논쟁의 한복판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반도체가 과거에는 중요한 부품이었다면 AI 시대에는 중요한 인프라가 됐고 그래서 미국, 중국 등에서는 매출보다 큰 규모의 투자가 들어가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D램 생산량의 60%가 조금 넘는데, 현재의 팹(반도체 공장) 건설 속도를 보면 앞으로 우리가 50% 중후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속도전이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사회가 생각해야 할 건 반도체 호황이라고 해서 사회 전체가 호황은 아니며, 반도체 업종도 앞으로 투자에 대해 전심전력으로 속도를 내지 않으면 점유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또 “성경에 요셉 이야기가 나오는데, 요셉이 이집트의 총리가 된 후 7년 간 이어진 풍년의 시기에 곡식을 비축하는 등 대비를 했기 때문에 이후 이어진 7년의 흉년 동안 다른 나라의 땅을 사들이고 모두가 이집트에 고개를 숙이게 한 동력이 됐다”며 “반도체 시장의 풍년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반도체만 보고 우리 전체 기업의 이익이 많이 난다고 하면 안되고, 심지어 반도체 시장마저도 과연 지속될지 미지수고, 혹자는 구조적인 호황 국면에 들어선게 아니냐고도 하는데 어느 업종도 항구적으로 (호황이) 지속되는 업종은 없다”며 “요셉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3가지 승부처를 ▷AI ▷지방 ▷생태계로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는 매 정부마다 성장과 성장잠재력에 대해 얘기하지면 속된 표현으로 (성장률이) 꼬라박고 있다”며 “여기서 우리 경제가 반전해 내느냐 마느냐의 큰 갈림길에 서 있는데, 지금은 판이 흔들릴 정도로 세계 질서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판이 흔들리면 기업의 순위가 바뀌고 산업, 나라의 순위도 바뀐다”며 “기존에 잘 나가던 산업, 나라들도 갑자기 순위가 떨어지고 정신 바짝 차린 기업들은 순위가 올라갈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바둑에서 보통 때는 한 수를 잘못 놓더라도 만회가 가능한데 승부처에서 잘못 놓으면 망하게 된다”며 “경제도 마찬가지로 기존에 하던 속도대로 잘못된 선택과 투자를 하면 만회가 가능한데 승부처에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면 그 경제와 기업의 망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방과 관련해서 그는 “거목(巨木)에 빗댈 수 있는 수도권에 물을 줘봤자 하락하고 있는 성장률의 반전에 효과를 거둘 수 없다”며 “묘목(苗木)이라고 볼 수 있는 지방에 투자가 되고 일자리가 생기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내 확연히 다른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수도권에 2000만의 캐스팅보트를 생각할 때 지방중심으로 성장을 한다는 건 정치적으로 굉장히 큰 승부수가 될 수 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작은 묘목은 물을 안 주면 말라 비틀어질 수 밖에 없고, 대한민국의 성장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귀포=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