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1%P’로 축소…변수는 美연준

금리격차 줄어들어 환율 하방 압력 커져
연준 금리인상 저울질에 한은 셈법 복잡


한국은행이 16일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올리면서 한미 금리차도 약 3년 6개월 만에 1%포인트로 좁혀졌다. 그동안 원화 약세의 구조적 원인으로 지목됐던 한미 금리 역전 부담을 다소 덜었다. 하지만 미국도 금리 인상 압력이 큰 상황이라 한미 금리차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달 열리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는 가운데 이날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에 따라 한미 금리차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2.75%)과 미국(3.5~3.75%)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1%포인트로 좁혀졌다. 한미 금리 역전은 2022년 미국이 한국 금리를 넘어선 뒤 4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차는 2025년 12월 1.5%포인트에서 1.25%포인트로 좁혀진 뒤 약 7개월 만에 재차 격차를 좁혔다. 1%의 한미 금리차는 2023년 1월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한미 금리차 축소에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한미 금리차 확대는 투자자들의 달러 선호를 자극하며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금리차가 줄어들면 반대로 원화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지면서 환율이 떨어질 수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서 등락하다가 이달 들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1500원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관건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다. 연준도 기준금리를 덩달아 올릴 경우 한미 금리차는 다시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연준은 금리 인상과 동결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보다는 덜 긴축적인 분위기지만,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추이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5월 상승률 4.2%보다 0.7%포인트 낮고 시장 예상치인 3.8%도 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0.4% 하락해 2020년 4월(-0.8%) 이후 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CPI 둔화에는 국제 유가 하락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6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또한 전월 대비 0.3%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8월(-0.2%) 이후 10개월 만의 하락세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미국 FOMC는 오는 28~29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바로 한미 금리차가 벌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8.8%로 전날(84%)보다 4.8%포인트 뛰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고채 2년물 수익률은 14일 4.3%대를 밑돌다가 16일에는 4.1%대로 떨어진 상태다.

만약 FOMC가 이번에도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인상 압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미 금리차 축소로 원화 약세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 인상 여력도 앞으로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 FOMC에서 워시 의장이 긴축적 발언을 내비칠 경우 다음달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앞두고 한은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김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