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2.75%로 인상…3년6개월만 긴축 전환

금통위, 기준금리 0.25%P 인상
물가·경제성장·환율 등 일제히 상승
금리 인상기 진입…인상 속도 등 촉각
신현송 “인상 기조 이어나갈 필요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5%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다.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크게 웃도는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해지고 가계부채와 수도권 집값 등 금융 불균형 우려도 커진 데 따른 결정이다.

한은 금통위는 16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수준을 현재의 연 2.5%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2023년 1월 13일(3.25→3.5%)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통방 회의 기준으로는 28번째 회의만이다.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찬성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첫 금통위 당시 푸른색 넥타이를 착용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금리 인상을 상징하는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관련기사 2·3면

한은은 2023년 1월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동결하다가 2024년 10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면서 금리 인하기에 들어섰다. 이후 같은 해 11월에 이어 2025년 2월, 5월 등 추가로 금리를 0.25%포인트씩 내린 뒤 올해 초 인하기의 막을 내리며 5월까지 기준금리를 8연속 동결했다.

신현송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성장세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인상 결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공급충격발(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었다. 예상 경로를 뛰어넘는 성장 경로 또한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반도체 경기 호조를 바탕으로 수출과 내수 모두 견조한 개선 흐름을 이어간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신 총재는 “앞으로도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소득 여건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가 확대되면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올해 성장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큰 폭으로 상회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성장세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3%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에도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다소 안정화됐지만 여전히 1500원을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하고 있고, 부동산도 점점 더 과열되는 양상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2% 오르며 3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한 상태다. 금통위는 물가에 대해 누적된 비용 압력이 당분간 지속되고 수요 측 물가 압력도 점차 확대되면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은의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였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4일(현지시간) 하원 청문회에서 “위원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용납하지 않고 물가 안정을 회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금리 인상기에 본격 진입하면서 시장에서는 앞으로 얼마나 빨리, 높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냐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전망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금통위에서 연이어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금통위는 향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신현송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상승 압력의 정도와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벼리·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