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창’이란 일생일대 경험 잊지 못해”
BTS RM과 협업 “훌륭하고 좋은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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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처음으로 혼네의 공연이 매진된 나라예요. 게다가 우리에게 ‘떼창’이라는 일생일대의 경험을 선물해 준 특별한 감정이 있는 곳입니다.” (제임스 해처)
영국의 얼터너티브 팝 듀오 혼네(HONNE·사진)가 데뷔 10주년을 맞아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내한공연을 앞두고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틸트’에서 열린 데뷔 10주년 컴필레이션 앨범 [HONNE - 10] 발매 기념 프레스 미디어 리스닝 파티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은 한국 팬들을 향한 깊은 애정과 함께, 지난 10년의 음악적 여정을 고스란히 복기했다.
클러터벅은 “소셜미디어(SNS)에 한국 팬들이 ‘제발 내한해달라’는 댓글을 끊임없이 남겨준 덕분에 용기를 내어 첫 내한 공연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첫 내한 공연(예스24 라이브홀)에서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해처는 “가사가 화면에 뜨며 공연장이 마치 거대한 노래방처럼 변했던 순간, 그 압도적인 떼창 문화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떠올렸다.
혼네는 오는 16~18일까지 사흘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예매 폭주로 18일 오후 2시 회차가 추가돼 총 4회 공연이다. 이미 전석 매진이다.
혼네의 음악을 떠올리면 보통 세련되고 몽환적인 신디사이저 사운드와 세련된 일렉트로닉 비트다. 하지만 이들이 10주년 무대로 선택한 곳은 정통 클래식 전용 홀인 롯데콘서트홀이다. 이곳은 무대를 에워싸는 빈야드 스타일의 좌석 배치와 풍부한 자연 잔향을 자랑하는 이곳은 국내를 대표하는 클래식 공연의 성지다.
이들이 두 번째 내한공연 장소로 다소 의외의 선택을 한 것은 이라 할만 하다. 최근 발매된 10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앨범 ‘혼네(HONNE) - 10’의 음악적 지향점과 연관이 있다는 게 기획사 측 설명이다.
공연기획사 프라이빗 커브 측은 “공연장을 결정할 때 보통 좌석수, 위치, 공연장 컨디션과 일정 등 다양한 요인을 논의하는데 혼네는 다른 공연장보다 특히 롯데콘서트홀의 차분한 느낌을 선호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번 앨범은 데뷔곡이자 국내에선 침대 브랜드의 광고 음악으로도 잘 알려진 ‘웜 온 어 콜드 나이트(Warm On A Cold Night)’를 비롯한 대표곡 12곡을 어쿠스틱 버전으로 새롭게 재해석해 담아냈다. 해처는 “결혼식 때 곡을 쓰고 싶다며 어쿠스틱 버전을 보내줄 수 있느냐는 팬들의 개인적인 메시지(DM)를 아주 많이 받았다”며 “그러다 보니 아예 제대로 된 어쿠스틱 앨범을 만들어보자는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이에 클러터벅도 “공연 때 어쿠스틱 세션을 선보였을 때 팬들의 즉각적인 반응이 늘 좋았다”며 “기존의 화려한 사운드와는 또 다른 따뜻함과 친밀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여러 히트곡 중 12개의 곡을 선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클러터벅은 “사실은 정말 어려웠다”며 “멤버들이 좋아하는 곡, 특별한 경험이 있는 곡을 골았다”고 했다. 수록곡 중 두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굿 투게더’(클러터벅), ‘웜 온 어 콜드 나이트’(해처)다.
혼네의 음악 세계를 논할 때 K-팝 아티스트와의 유기적인 협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의 솔로곡 ‘서울(seoul)’을 프로듀싱했던 일은 창작자로서 깊은 영감을 남긴 사건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들의 인연은 RM이 트위터(현 X)를 통해 혼네 음악을 샤라웃하며 시작됐다. 이후 런던 웸블리 공연 백스테이지에서 처음 만났고, 서울 공연 백스테이지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곡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해처는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하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아직 협업을 하진 않았지만 눈 여겨보고 있는 K-팝 파트너도 있다. 바로 오랜 시간 활동 중단 상태인 뉴진스(NewJeans)를 꼽았다. 해처는 “뉴진스가 가진 독특한 음악적 분위기와 멜로디 라인이 혼네가 추구하는 감성과 맞아떨어진다고 느꼈다”며 “기회가 된다면 함께 좋은 곡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혼네는 지난 10년 동안 누적 스트리밍 30억 회 이상을 기록하며 글로벌 팝 신의 트렌드세터로 군림해 왔지만, 오히려 지금은 힘을 빼는 법을 택했다. 화려한 일렉트로닉 악기들을 잠시 꺼두고 피아노와 목소리, 클래식 홀의 공기만으로 공간을 채워 여백의 미학을 살리려 한다. 어느덧 멤버 중 한 명은 아빠가 됐고, 삶의 속도도 이전과는 달라졌다.
클러터벅은 “그동안 각자의 삶에 변화도 있었고 일도 꽤 바빴다”며 “이번 투어를 모두 마치는 대로 완전히 새로운 곡 작업에 몰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