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원리금 1년 만 월229만원→243만원”…기준금리 인상에 차주 부담 커진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변동형 대출차주 비상
주담대 금리 0.25%P↑ 인당 29.6만원 추가 부담
은행권 신규코픽스, 1년 5개월 만에 3%대 올라서
금융당국 총량규제에 은행 우대금리마저 줄일 듯


서울 한 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지난해 7월 말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은행에서 4억7000만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은 A씨. 당시 적용 금리는 신규 코픽스(COFIX) 6개월물을 기준으로 한 연 4.2%였다.

그러다 A씨는 올해 초 은행으로부터 대출금리가 연 4.55%로 인상된다는 통지를 받았다. 신규 코픽스 6개월 변동금리 주기가 돌아온 것인데,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코픽스도 올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은 229만원에서 239만원으로 늘었지만, “집을 사기 위해 감수해야 하는 비용”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6개월 뒤인 올해 7월 A씨는 다시 금리 변동 안내를 받았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코픽스가 상승했고, 대출금리는 연 4.71%로 또 한 번 올랐다. 이에 따라 앞으로 6개월간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은 243만원으로 증가했다. 대출 초기 6개월 동안 약 1380만원을 상환했던 A씨는 앞으로 6개월은 기간 약 146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A씨는 “매달 약 14만원씩 더 내야 하는데, 이 정도면 삶의 질이 달라질 정도”라며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하니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리며 통화정책이 본격적인 긴축 기조에 들어가게 됐다. 이에 따라 주담대 차주들의 상환 원리금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고려해 7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연내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은행권의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차주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한국은행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연내 연 3%까지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변동형 주담대 차주들의 이자 부담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전체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8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차주 1인당 평균 이자 부담도 584만3000원에서 613만9000원으로 29만6000원 증가한다.


특히 은행권 변동형 주담대 준거금리 중 하나인 신규코픽스는 이날 한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은행연합회가 전날 발표한 6월 신규코픽스는 연 3.05%로 2025년 1월 연 3.08% 이후 1년 5개월 만에 3%를 넘겼다.

신규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매달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채 발행금리와 수신금리가 모두 상승하는 만큼, 코픽스도 같이 오르게 된다. 한은의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코픽스 상승세는 더 이어질 전망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또 다른 준거금리인 은행채 6개월물도 전날 연 3.290%을 기록하며 2024년 연 3.332% 이후 1년 6개월만 최고치로 올라섰다.

새로 주택 구입을 준비 중인 이들의 고민도 더 깊어지게 됐다. 전날 기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17%~7.41%로 지난해 12월 31일 연 3.93%~6.25% 대비 상단이 큰폭 상승했다.

지난 연말 상단금리인 연 6.25%로 3억원(30년만기, 원리금분등균할상환 기준)을 빌린다고 가정하면 매달 내야 할 원리금은 184만7000원이지만, 15일 상단금리 연 7.41%에서는 207만9000원으로 늘게 된다. 시장의 예상대로 연내 고정형 주담대 금리가 8%에 다다를 경우 매달 원리금이 22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에 더해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맞추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 신규 대출 차주의 자금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금융당국은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전년 1.7%에서 1.5%로 강화했다. 이에 따라 5대 은행이 올해 취급할 수 있는 대출 규모는 4조3366억원이 전부다. 그마저도 지난 9일 기준 전체 한도의 78%를 소진했다.

은행들은 증가율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올해 남은 기간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식으로 대출 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금융당국의 대출규제까지 ‘이중고’를 겪는 셈이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의 불편이 있으니 차주 자체에 대한 한도를 축소하기 보다는 영업점별 한도를 제한하거나 대출 우대금리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