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짜리 115만원에 내놔도 나가요” 서울 오피스텔 고가 월세 급증 [부동산360]

올해 상반기 月100만원 이상 월세 5660건
2022년 상반기比 363%↑…전역서 거래
매매·전월세 ‘트리플 강세’ 비아파트 확대


지난달 25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체에 오피스텔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연합]


시세 기준으로 따지면 월 임대료 100만원 정도 매물인데 115만원까지 내놓겠다고 하시는 분도 있죠. ‘그럼 비싸서 나가기 어려울텐데요’ 해도 금방 세입자가 구해져요.

서울 용산구 오피스텔 중개법인 대표 Y씨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토지거래허가규제, 매물 부족 등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촉발된 전월세난이 오피스텔·빌라 등 비(非)아파트 시장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월세 100만원 이상 서울 오피스텔 임대차 계약은 4년 새 363% 폭증했고, 단기간 내 월세가 수십만원씩 오른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 서울 오피스텔은 매매, 전세, 월세가격이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오피스텔이 사회초년생, 대학생과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 만큼 청년 주거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체결된 오피스텔 월세 신규 거래 중 임대료가 100만원 이상인 건수는 5660건으로 집계됐다. 전기(5115건)와 비교하면 약 11%, 지난해 상반기(4414건) 대비로는 1년 새 28% 급증했다. 이 흐름대로라면 올해 1년치 거래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기별 5개년 추이를 보면 2022년 상·하반기 1000건대였던 100만원 이상 오피스텔 월세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 상반기(1223건)와 비교하면 4년 만에 4437건(363%) 늘었다.


올해 상반기 100만원 이상 월세 자치구를 보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및 용산구, 한강벨트(강동·광진·동작·마포·성동구) 등 선호도 높은 주요 지역뿐 아니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강서·동대문·서대문·영등포·중·중랑구 등 외곽·중저가 지역에서도 100만원을 넘는 월세 거래가 곳곳에서 이뤄지는 모습이다.

임대료 상승폭도 가파르다.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청량리역 41㎡(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7일 보증금 5000만원, 임대료 165만원에 신규 월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8월 같은 타입 신규 월세가 보증금 5000만원, 임대료 137만원에 세입자를 들인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안 돼 30만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용산구 한강로1가 ‘용산파크자이’ 39㎡는 지난달 26일 보증금 2000만원, 임대료 130만원에 신규계약을 체결했는데, 올해 1월 같은 보증금에 임대료 112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반년이 채 안 돼 18만원 상승했다. 영등포구 도림동 ‘쌍용플래티넘시티1단지’ 62㎡도 보증금 3000만원 기준 임대료가 지난해 5월 135만원에서 올해 6월 160만원으로 25만원 뛰었다.

중형, 소형 등 면적을 가리지 않고 서울 오피스텔 전반적으로 임대료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건 아파트 전셋값 상승 부담을 이기지 못한 임대차 수요가 대거 비아파트 시장으로 이동한 데다, 공급 부족까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아파트 전월세 매물이 급감하며 오피스텔 임대차 매물 잠김 현상도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실제 쌍용플래티넘시티1단지의 경우 626가구 규모인데 현재 시장에 나온 전월세 매물이 ‘0건’이다. 총 995가구인 용산파크자이도 등록된 매물이 전세 1건, 월세 0건이다.

한강로1가에서 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K씨는 “전세는 보증보험 기준 맞추려면 까다로우니 반전세나 월세로 돌려 임대료를 높여 부르는 추세”라며 “용산 일대는 여의도나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수요가 높은 곳이라 지금 나와있는 오피스텔 매물 자체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 서울 오피스텔 시장 상황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도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오피스텔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 분기와 비교해 0.24% 올랐고, 전세와 월세도 같은 기간 각각 0.40%, 0.90% 상승했다. 전월세전환율 또한 지난달 기준 6.06%로 올 1월(5.95%)에 비해 높아졌다.

비아파트마저 트리플 강세장을 보여 서민·청년층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는 실정에 대출·건축규제 완화 등 유인책을 통해 비아파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4일 국토부 주최 토론회에서 “비아파트 공급이 굉장히 필요하다는 건 국민적 공감대와 정부의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며 “공급이 위축된 비아파트를 정상화하기 위해 해당 사업이 가진 미래의 불확실성을 많이 제거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