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친이란 세력과 전쟁’ 사우디에 정밀타격무기 판매 승인…2조9000억원 규모

사우디-후티 충돌 재점화에 무기 업그레이드 지원
후티 드론·고속정 벌떼 공세 맞선 저가대응 추진하는 듯

미국의 이란 공습에 반대하는 후티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첨단 정밀타격 유도무기체계(APKWS) 판매를 승인했다.

미국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이 같은 구매 요청을 승인하고, 확정 심의를 위해 의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APKWS-II 공대공 유도부 1만 개, 공대지 유도부 1만 개 등 정밀타격 장치를 요청했다. MK66 로켓 모터, MK-152 고폭탄두·근접신관, LAU-131 발사대 등 체계 운용에 필요한 추가 장비와 기술 서비스도 요청 목록에 포함됐다. 국무부는 이번 요청 무기의 전체 비용을 19억6000만 달러(약 2조9000억 원)로 추산했다.

APKWS는 레이저로 표적을 조준해 로켓을 유도하는 장치로, 기존의 저렴한 비정밀 로켓을 정밀타격 무기로 업그레이드해주는 체계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의회 심사를 통과해 APKWS를 확보하면 공중·지상·해상에서 저비용으로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저가 드론이나 고속정을 동원한 ‘벌떼 공격’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 본토 방어 능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무기 판매 승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 간 무력 충돌이 재발한 직후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정부군은 지난 13일 후티가 장악한 예멘 수도 사나의 국제공항을 전격 폭격했고, 후티는 곧바로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아브하 국제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자폭 드론으로 반격했다.

사태의 발단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후티 대표단이 이란 민항기 편으로 예멘 귀국을 시도한 데서 비롯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과 후티를 잇는 직항로가 향후 미사일·드론 등 무기 밀수 통로로 악용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무력으로 저지했다.

이번 무력 충돌 재발은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이 전쟁을 하는 상황에서 중동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된 국면으로 주목받는다.

이란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서 해상봉쇄를 재개하자 중동의 원유 수출을 모두 폐쇄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역내 대리 세력을 동원한다는 의지로 관측되고 있다. 이란이 반미, 반이스라엘을 표방하며 주도하는 중동 내 ‘저항의 축’ 일원인 후티는 홍해의 주요 에너지 수송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상선을 위협해왔다.

미국 정부는 이번 무기 판매가 걸프 지역의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발전의 한 축인 미국의 주요 비나토 동맹국의 안보를 향상해 미국의 외교정책, 국가안보 목표를 떠받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본토 방위력이 강화할 것”이라며 “미군, 지역군, 나토군의 상호 운용성이 향상돼 현재와 미래 위협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억지력이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