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10년간 사업 정체…본원적 경쟁력 강화해야”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이 15일 롯데월드타워에서 개최된 ‘2026 하반기 VCM’ 회의에 앞서 황민재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오른쪽)으로부터 음성과 모션 인식 기반 ‘AI 비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롯데지주 제공]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서 지난 10년간 그룹의 사업 경쟁력이 정체된 점에 우려하며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1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전날 오후 롯데월드타워에서 VCM을 주재하며 “성숙기에 접어든 그룹의 핵심사업이 새로운 성장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업의 기본에 충실한 본원적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VCM은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실장, 각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모여 그룹의 경영 방침과 중장기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열린다. 이번 하반기 VCM에서는 상반기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경영 방침을 공유했다.

신 회장은 지난 상반기에 대해 “그룹의 전반적인 실적은 개선됐지만, 아직 외부 자본시장의 시각은 냉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는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AI 에이전트를 포함한 기술 발전의 속도는 가속화될 것”이라며 “CEO들은 PEST(정치·경제·사회·기술) 관점에서 상황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경영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지난 10년간 그룹의 사업 경쟁력이 정체된 점을 지적했다. 이어 ‘선택과 집중’,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 ‘경영 기본에 충실’ 등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본원적 경쟁력 강화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그룹의 전략 방향에 맞지 않는 비핵심 사업의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과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핵심 브랜드 중심의 가치 제고를 당부했다. 신 회장은 “고객 중심과 수익 창출 등 경영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투자에 있어 철저한 타당성과 수익성 검증 후 재무 건전성을 고려한 범위 내에서 집행해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전통산업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그룹 내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신 회장은 “전통은 한계를 가두는 천장이 아닌 새로운 혁신을 위한 출발선이 돼야 한다”며 “CEO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고객 관점에서 끊임없이 개선하고, 대담하게 혁신하며 조직을 진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개최된 VCM은 미래학자 겸 경영 컨설턴트인 더그 스티븐스의 외부 강연으로 시작했다. 더그 스티븐스는 글로벌 유수 기업의 전략 수립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 경영진에게 AI 트렌드 변화와 글로벌 시장에 관한 인사이트를 전했다. 롯데가 VCM에 외국 연사를 초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