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쳤더니 학대라 신고 당하는 현실…교원 3단체, 아동학대법 개정 촉구 [세상&]

교사노조·전교조·교총, 국회서 기자회견
교육활동 보장 촉구 “민원 두려움 여전”


15일 오전 11시께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교원 3단체 주최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아동학대 관련 법률개정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준영 수습기자


[헤럴드경제=이준영 수습기자] “교사가 안심하고 가르칠 수 없으면 학생도 안전할 수 없다!” “아동학대 관련 법률 즉각 개정하라!”

15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는 교원 3단체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순직 3주기(18일)를 앞두고 교육활동 보장을 위한 아동학대 관련 법률 개정을 촉구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관계자들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은 바뀌었지만 각종 민원과 신고로 교사가 두려움을 느끼는 교실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정부와 국회의 후속 입법을 요구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과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등도 회견에 참석했다.

2023년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이른바 ‘교권보호 5법’이 마련되는 등 교권을 보호하는 기반이 개선됐다. 그러나 현장의 교사들은 여전히 신고와 수사에 대한 두려움으로 적극적인 학생 지도를 주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사노조가 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였더니 응답자 80.8%가 아동학대 신고로 피소될 수 있다는 불안을 상시로 느낀다고 답했다. 교총의 조사에서는 응답 교사 80.5%가 최근 1년간 학생이나 학부모 등으로부터 교권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2023년 7월 서이초에 근무하던 1학년 담임교사 A씨가 학교 내에서 사망한 사건. 교사노조 등은 고인이 평소 일부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망을 원인을 조사한 경찰은 그해 11월 학부모 갑질 의혹은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이 사건 이후로 교권 보호 여론이 거세지면서 정부는 각종 교원 보호 대책을 내놨다.


교원 단체는 무고성·보복성 신고가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현실을 꼬집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고성 신고가 많은데 대개는 실제 문제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들이었다.

교원 단체가 인용한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원을 대상으로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는 1870건. 이 가운데 72%인 1352건에 대해 교육청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종결된 사건 중 90.4%는 무혐의 또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형사처벌은 피하더라도 교사 입장에선 신고 대상이 되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교원 3단체는 ‘교육활동 면책권’을 법률에 명시하고 아동복지법상 정서학대 개념도 보다 정교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당한 생활 지도와 교육이 아동학대 시비로 번지지 않게 보다 진전된 교권 보호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을 바르게 가르치기 위한 교사의 교육적 판단이 아동학대 신고의 대상이 되고, 수사와 재판이 시작되면 선생님은 사실상 혼자서 모든 과정을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안민석 교육감은 “대한민국 전체의 선생님과 학교가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면 개인이나 일부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법의 문제”라며 “지금까지 선생님들은 잘못된 법과 구조로 인한 고통을 홀로 감당해 왔다”며 법 개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