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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국내 증시의 극심한 변동성을 키운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 해외 투자은행(IB)들 사이에서 잇따라 제기됐다. 다만 하루 만에 국내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과도한 투매 국면은 일단 진정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15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최근 국내 주가 변동성 확대에 대한 해외 시각’ 보고서에 따르면 JP모건 프라이빗뱅크는 “레버리지 ETF는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단기 변동성을 증폭시켜 상승과 하락 양방향에서 과열 위험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 13일 코스피 급락(-9%), 삼성전자(-10.1%), SK하이닉스(-17.0%) 급락에 대해 기업 실적이나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레버리지 상품의 강제 청산과 투자심리 위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쏠림이 심화된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집중되며 시장 전체의 취약성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홍콩계 증권사 푸투증권도 비슷한 시각을 내놨다. 푸투증권은 “개인투자자 상당수가 레버리지를 활용하면서 시장에 하락을 방어할 구조적 완충지대가 없는 상황”이라며 “단순 시장 조정에 그쳤을 흐름이 반도체주 하락 직후 마진콜과 강제청산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면서 기계적인 폭락 장세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최근 국내 증시 조정에 대해 경제 펀더멘털 악화보다는 차익실현과 글로벌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와 레버리지 상품으로 상승폭이 과도하게 확대됐던 만큼 조정 역시 더욱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외 기관들의 평가 속에 국내 증시는 하루 만에 강한 반등을 연출했다. 15일 코스피는 장중 6% 넘게 오르며 7000대를 회복했고,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개장 직후에는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됐다.
반도체주도 일제히 반등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6%대, SK하이닉스는 1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최근 낙폭 상당 부분을 만회했다. SK스퀘어와 삼성전기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한미반도체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발표에 힘입어 20% 넘게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함께 반도체 업황에 대한 장기 성장 기대가 다시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와 신용 위험에 가장 예민한 금융주를 보면 미국 대형 은행은 건재하다. 은행이 느끼는 신용과 소비는 견고하다고 한다”며 “국내에서 반도체 제외 기업 체력은 단단하지 않지만, 국내 은행주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미국과 같은 논리라면 쏠림은 컸어도 위기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변동성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제도 개선 기대도 투자심리를 일부 되살렸다는 분석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예탁금 상향과 LP(유동성공급자) 시장 안정 기능 강화 등 논의가 시작되자 쏠림에 따른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해외 기관들은 높은 변동성이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주가 변동성이 소비심리와 기업 자금조달 여건을 악화시킬 가능성을 거론하며 한국은행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세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상승세가 소수 종목에 집중되면서 투자자들의 변동성 노출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시티는 코스피 조정으로 외국인의 환헤지 목적 원화 매도 수요가 줄어들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오히려 원화 강세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만으로 변동성 국면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다만 해외 주요 투자은행들이 최근 급락의 원인을 기업 펀더멘털이 아닌 레버리지 상품과 수급 구조에서 찾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과도한 레버리지 쏠림이 완화될 경우 실적 중심의 정상적인 시장 흐름이 회복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