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 삼전 입사 아니라 SK하닉이었다…계약학과 이름 모르면 낭패본다 [세상&]

졸업 후 삼전-SK하이닉스 ‘직행’ 계약학과 인기
학과명 비슷, 협약 내용 제각각…조건 잘 살펴야


[챗GPT로 제작]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과 주요 반도체 기업이 빛나는 성과를 거두자 반도체 학과를 겨냥하는 수험생도 덩달아 늘고 있다. 하지만 각 대학의 관련 학과 이름이 유사해서 수험생들이 계약학과와 일반학과를 혼동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처럼 단어 순서만 바뀌거나 이름이 같더라도 대학별 협약 기업이 다르기에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15일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에 따르면 2027학년도 기준 대기업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는 전국 14개 대학에 19개 학과가 있다.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의 비중이 단연 크다. 삼성전자는 성균관대·연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포스텍·광주과학기술원(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과, SK하이닉스는 고려대·서강대·한양대와 협약을 맺고 있다.

채용 조건형 계약학과는 대학이 기업이나 기관과 협약을 맺고 운영하는 정원 외 학과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졸업 후 협약 기업 입사가 보장된다. 재학 중 등록금과 장학금을 지원하고, 인턴십 등의 기회도 준다. 대신 나중에 입사하고 나서 의무근무 기간이 있고 중도 이탈 시 지원금을 반환해야 한다.

문제는 계약학과와 일반학과의 이름이 비슷해 학과 명칭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2006년 삼성전자와 협약해 설치한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다. 반면 2024학년도 신설된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는 교육부 승인을 받은 첨단학과로 특정 기업 채용이 보장되지 않는 일반학과다.

연세대도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일반학과인 ‘지능형반도체전공’을 함께 운영한다.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공과대학 소속으로 서울에서 수업하지만 지능형반도체전공은 인공지능융합대학 첨단융합공학부에 소속돼 인천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교육이 이뤄진다. ‘연세대 반도체 학과’라는 정보만 보고 지원하면 채용 조건뿐 아니라 통학 거리와 학습 환경까지 예상과 달라질 수 있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엄연히 다른 과기에 지원 전 모집요강을 확인해야 한다. [이투스에듀 제공·챗GPT로 제작]


단어 순서가 달라지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성균관대와 KAIST가 삼성전자와 협약해 운영한다. 반면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연세대가 삼성전자, 서강대가 SK하이닉스와 각각 협약했다. 네 학과 모두 계약학과지만 대학과 협약 기업이 달라 학과명을 혼동하면 입시 결과나 전형 정보를 잘못 해석할 수 있다.

학과 이름이 완전히 같아도 협약 기업이 다른 경우가 있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삼성전자 계약학과지만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SK하이닉스 계약학과다. ‘반도체공학과’도 고려대와 한양대에서는 SK하이닉스 계약학과, 포스텍·GIST·DGIST·UNIST에서는 삼성전자 계약학과로 운영된다. 반면 서강대·수원대·인제대 등의 반도체공학과는 특정 기업과 연계되지 않은 일반학과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계약학과 지원 전 대학 공식 모집요강에서 ‘계약학과’와 ‘정원 외’ 표기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명칭이라도 협약 기업에 따라 근무지와 직무, 의무근무 조건 등이 달라질 수 있어 기업명도 확인해야 한다.

채용 조건형과 기업 재직자를 위한 재교육형 계약학과도 구분해야 한다. 재교육형은 고교 졸업생을 모집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학금 반환 조건과 의무근무 기간, 대학원 진학 시 처리 기준도 대학과 기업별로 달라 입학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과 이름이나 입학 당시의 인기만 보고 계약학과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며 “협약 기업과 교육과정은 물론 졸업 이후 의무근무 기간까지 고려해 지원 학과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