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앞바다 돌고래 ‘안목이’ 구조…울산서 치료 받는다

사람·선박 따르던 남방큰돌고래 안전 구조
프로펠러 추정 상처 야생 복귀 위해 치료
야생성 회복 여부가 방류 여부 가를 듯


15일 강원 강릉항 앞바다에서 구조된 남방큰돌고래 ‘안목이’. [연합]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강릉 앞바다에 출몰해 선박을 따라다니며 화제가 된 돌고래 ‘안목이’가 15일 구조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중순 남방큰돌고래 안목이를 구조하기로 결정하고, 안전한 포획과 이송을 위한 준비작업을 해왔다.

현장에 설치된 가두리 안으로 유인된 안목이는 다이버들에 의해 들것에 실려져 육지로 옮겨졌다. 해수부는 현장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안목이의 상태를 계속 체크했다. 안목이는 고래생태체험관이 있는 울산으로 이송돼 몸 곳곳에 난 상처를 치료받게 된다.

3∼5살 수컷으로 추정되는 남방큰돌고래 안목이는 지난해 여름부터 강릉 안목항 앞바다에서 목격되며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안목이는 선박 옆에 따라붙어 헤엄치거나 선체에 몸을 들이대는 등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친화적인 행태를 보였다.

국내에선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가 제주도 연안이지만, 안목이가 어디서 왔는지는 불투명하다.

안목이는 무리에서 벗어나 사람과 가까워진 돌고래를 가리키는 ‘솔리터리 소셔블 돌핀’에 해당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국에선 사실상 첫 사례로 볼 수 있다.

사회성을 가진 동물인 돌고래는 무리를 지어 사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홀로 사는 돌고래가 해안가에 나타나 사람에게 친화적인 행태를 보이는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목격됐다. 2000년대 중반 영국 해변에 출몰한 돌고래 ‘데이브’의 경우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자연에 속하는 돌고래와 인간의 교류에는 위험이 뒤따른다. 사람에게 익숙해진 돌고래가 야생성을 잃어버려 무리에 복귀하는 게 어려워지고, 그물과 같은 인공 구조물에 다치거나 사람의 괴롭힘에 노출되기도 한다. 돌고래가 사람을 공격해 다치게 한 사례도 있다.

안목이는 선박의 프로펠러를 좋아하는 독특한 행태를 보이면서 우려가 제기됐다. 안목이의 몸 곳곳에 살점이 떨어져 나간 상처가 목격됐는데, 날카로운 프로펠러에 접근한 탓으로 추정된 것이다.

해수부도 당초 안목이가 스스로 강릉 앞바다를 떠나 돌고래 무리로 돌아가길 기대했지만, 상처가 악화해 폐사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쳐 구조에 나서기로 했다. 다수의 전문가도 구조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목이를 무사히 구조해 상처를 치료한 이후에도 안목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 해수부는 일정 기간 안목이의 야생성 회복을 위한 훈련을 거쳐 방류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야생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자연 속에서 자립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연구기관 등의 시설에서 남은 생을 보내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