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라노 화석, 경매서 750억원에 팔렸는데…과학자들 ‘탄식’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거스’ [AP]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Rex) 화석이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5013만달러(약 748억원)에 낙찰돼 화석 경매 사상 가장 비싼 가격에 팔렸다. 다만 과학자들은 개인에게 팔릴 경우 연구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15일(현지시간) 소더비에 따르면 전날 ‘거스’(Gus)란 이름의 이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은 소더비 뉴욕 경매장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온라인, 전화, 현장 입찰자 7명이 10분 넘게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최종 낙찰가인 5013만달러에 도달했다.

경매 가격이 확정된 순간 장내는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이번 경매에서 거스는 예상 최저가인 2000만~3000만달러의 2배 수준으로 가격이 치솟았다.

지금까지 가장 비싼 화석으로 기록된 건 지난 2024년 낙찰된 스테고사우루스 화석 ‘에이펙스’(Apex)로 4460만달러(약 665억원)였다.

이 화석은 2021년 미 사우스다코타주 하딩 카운티에서 발굴됐다. 수년에 걸쳐 발굴이 이뤄졌고 이름은 발굴 현장이었던 목장의 주인, 게리 ‘거스’ 리킹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게리 ‘거스’ 리킹(오른쪽)과 아내 데이나. [소더비]


거스는 길이 38피트(약 11.58m), 높이 12.5피트(약 3.81m), 두개골 지름은 54인치(약 1.37m)로, 지금까지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중 가장 큰 축에 속한다.

이 화석은 183개의 뼈로 구성됐으며 뼈 개수론 61%, 무게론 75~80% 정도가 보존된 것이다. 복원에만 5년이 걸렸다.

소더비는 “지금까지 판매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화석 중 가장 크고 완벽한 형태를 자랑한다”고 평가했다.

[소더비]


학계에선 이같은 소식에 개인 소유가 될 경우 더 이상 연구대상이 될 수 없어 공룡 연구를 제한하는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제 학술지들은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표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만 게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척추동물 고생물학자인 리처드 버틀러 영국 버밍엄대 교수는 가디언에 “경매장에서 공룡 화석이 희귀 예술품처럼 엄청난 가격에 거래되는 현재의 추세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공룡 화석을 지위의 상징이나 상품으로 구매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버틀러 교수는 공공 박물관이 소장하지 않은 화석은 연구할 수 없어 연구가치가 없다며 “가격은 점점 박물관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지고 있고 이는 과학 발전에 큰 손실”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우려가 나오면서 일부 낙찰자들은 화석을 공개해 연구를 지원하기도 했다.

헤지펀드 억만장자 켄 그리핀은 ‘에이펙스’를 구매하고 뉴욕 미국자연사박물관에 이를 4년간 대여했다. 또한 연구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3D 스캔을 포함한 연구 및 문서화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