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 청년대출 한도 못 늘려” vs. “직주근접 어려움 해소해야”

금융위원회, 부동산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
“보완 수단 없이 총량규제 무작정 완화는 부담”
“대출 총량 규제, 일시적 조치에 그쳐야” 반론도


이억원(가운데)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패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한국은행이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청년 대출 한도를 늘리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직주근접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출 총량 규제를 중장기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맞섰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금융정책 국민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현재 금융당국이 취하는 주요 규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거시건전성 규제와 대출 총량 규제인데, 거시건전성 규제의 경우 폭발력을 감안하면 손을 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량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여러 주장이 사회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수단 없이 무작정 완화한다는 것은 거시경제, 한국 경제 측면에서 커다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총량규제 완화로 가계대출이 폭증할 경우 시스템 리스크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면서 김 연구위원은 수요를 줄이는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에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이라는 비용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부담금이 부과되면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요는 줄어들 수 있다”며 “고가 주택을 담보로 잡은 하추나 다주택자, 거액의 대출을 이용하는 대출자에게 부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은 가계부채뿐만 아니라 경기 상황 등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 하나만 보면서 통화정책을 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금융당국의 규제 정책은 ‘양’에 집중해 왔는데,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이 부과되면) 가격을 조정하는 조세가 될 것이고, 특히 효과가 더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도 대체로 총량규제 완화에는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정책 본연의 목적을 봤을 때 규제 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차주가 소득에 비해 과도한 빚을 져서 취약가구로 전락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청년의 대출 한도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층 대출 규제 완화는 목이 마른 상황에서 소금물을 마시는 격”이라며 “공공 공급 정책과 재정정책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이 제기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영상 SK증권 연구원은 “대출 비용을 높이면 주택 수요를 안정화할 수 있다”며 “다만 그 부담금을 개인에게 직접 부과하는 건 어렵다. 거시건전성 책임은 당연히 정부와 금융기관이 부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반면 김미루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가계부채 총량 규제의 궁극적 목적이 가계부채 안정인지 부동산 시장 안정인지를 봐야 한다”며 “부동산 시장이 안정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총량 규제를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주근접을 해소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의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만 총량 규제를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는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에 대해서도 “은행이 가산금리를 줄이고 다른 쪽을 올려 희석시킬 수 있다”며 “실제 어떤 효과가 나타날지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진행된 자유 토론회에서는 이주비 대출, 공급 측면에서의 금융 정책, 청년 대출 활성화 방안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오늘 토론회를 개최한 이유는 확실한 답을 정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부동산 문제는 실타래처럼 얽혀있는데, 그런 의견을 좁혀보겠다는 취지다. 가장 합리적이고 모든 분들이 그나마 이해할 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