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미국 스테이블코인 200여개 준비…한국은 논의 속도 참담” [크립토360]

‘방미 국회의원단 초청 하반기 입법 전망 세미나’
오픈USD에 삼성·신한 참여, 우리 산업 영향권
달러 스테이블코인 기업 정산수단 유입 대비해야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방미 국회의원단 초청 하반기 입법 전망 세미나’에서 민병덕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최근 미국 정치권과 디지털자산 사업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의 디지털자산 정책 추진 속도를 강조하며 국내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방미 국회의원단 초청 하반기 입법 전망 세미나’에 참석한 민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1년 정도 늦어지고 있어 시장에서 기술을 열심히 개발하는 분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밝혔다.

민 의원은 미국이 디지털자산을 달러 패권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 전략의 하나로 다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달러 패권을 강화하기 위해 빠르고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지니어스법을 통해 지급용 스테이블코인을 연방법 체계 안으로 끌어들이고 클래리티법을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를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방미 과정에서는 미국 의회와 행정부, 규제기관뿐 아니라 주요 디지털자산·금융 사업자들과 폭넓은 면담이 이뤄졌다. 민 의원은 “지난 6월 박민규 의원, 강민국 의원과 워싱턴 D.C.와 뉴욕을 방문했다”며 “미국 의회, 백악관, 규제기관, 거래소, 수탁기관, 스테이블코인 사업자들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방미를 통해 확인한 핵심은 미국이 디지털자산을 단순한 투자자산이나 가격 변동의 문제가 아닌 국가 경쟁력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과 최초로 지니어스법을 발의한 빌 해거티 상원의원, 브라이언 스틸 하원의원, SEC의 헤스터 퍼스 의원, 비트코, 코인베이스, 뉴욕증권거래소, 테더,캔터 피츠제럴드 관계자들과 만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분명한 것은 미국이 디지털자산을 단순히 가격 문제가 아닌 국가 전략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전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이미 3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테더, 서클의 달러 스테이블코인만 합쳐도 2500억달러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민 의원은 “오픈USD에는 글로벌 금융·빅테크·결제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신한금융그룹, 두나무 등 한국의 주요 기업들도 초기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이 흐름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이 이미 우리 산업 안으로 들어오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제는 기술이기 전에 습관이기 떄문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표준이 되면 되찾기 어렵고, 표준이 된 결제망이 데이터와 수수료 산업의 주도권까지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준비 중인 스테이블코인이 세계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국내 산업이 대응할 시간도 많지 않다고 경고했다. 민 의원은 “미국에서 준비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만 무려 200개라고 한다”며 “이 가운데 최소 수십개의 스테이블코인이 허가를 받고 세계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입법과 인프라 구축 속도에 대해 “한국의 논의 속도는 참담한 수준”이라며 “기술이 있는데 규칙이 늦고, 수요가 있는데 인프라가 늦으면 기회는 해외로 빠져나간다”고 지적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무역과 기업 간 정산 수단으로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민 의원과 함께 미국을 방문한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지니어스법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면 규제를 준수하는 스테이블코인을 국내에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자산 사업자를 통해 국내로 유입될 텐데, 앞으로는 무역이나 정산 대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회사와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외국환 업무 준비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변호사는 “실제 스테이블코인이 무역대금으로 국내에 유입될 때 (국내 기업들이) 이를 외국환거래 취급기관으로서 처리할 준비가 돼 있는지 기술적 측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권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망분리 등 관련 규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변호사는 “특히 우리나라의 망분리 규제가 빠르게 완화돼야 블록체인 활용도가 높아지고 은행권도 관련 기술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혁신금융서비스를 활용한 실증을 준비할 필요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