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27% 오르더니…상장 사흘만에 51% ‘쑥’ 커지는 SK하이닉스 ADR 프리미엄 [투자360]

ADR 프리미엄 14%→51%로 급등
레버리지 ETF·목표가 상향에 ADR 강세
증권가 “본주 재평가 기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가 상장 사흘 만에 본주 대비 51%를 웃도는 프리미엄을 기록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ADR 프리미엄 확대가 오히려 본주 가치 재평가와 외국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은 전 거래일보다 27.29% 오른 193.92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환산하면 보통주 1주당 가치는 약 288만7000원이다. 이는 전날 종가 기준 본주 가격(191만3000원)보다 51.3% 높은 수준이다.

지난 10일 14.4% 수준이었던 프리미엄은 13일 24.8%로 올라선 데 이어 사흘 만에 50%를 넘어서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단기간에 프리미엄이 급격히 벌어진 배경에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옵션 거래가 있다. 미국 운용사들은 전날부터 SK하이닉스 ADR의 일일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과, 반대로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잇달아 상장했다. 레버리지 ETF는 자금이 유입될 때마다 운용사가 기초자산이나 파생상품을 추가로 사들여야 해 주가가 오를수록 매수세를 키우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SK하이닉스 ADR 옵션 거래까지 개시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이날 7월, 8월, 9월, 12월, 그리고 내년 3월 셋째 금요일을 만기로 하는 다섯 종류의 옵션을 상장했다. 단기 상승을 겨냥한 콜옵션 매수가 대거 유입됐고, 위험 회피 목적으로 현물을 사들이는 헤지 수요까지 겹쳐 주가 상승 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의 목표주가 제시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바클레이스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 ADR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확대’와 목표주가 330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2027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대비 주가수익비율(PER) 8배 수준으로 평가한 결과다.

사이먼 콜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수급 타이트함이 내년에 더욱 심화되고, 2028년에도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리더십이 앞으로도 상당한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자 역시 ADR의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9곳을 통해 8만4000여명의 투자자가 SK하이닉스 ADR 136만주를 매수했다. 총 평가금액은 33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시장에서 형성된 높은 밸류에이션과 추가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며 ADR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ADR 프리미엄 확대가 본주 주가 흐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TSMC도 상장 초반 ADR 프리미엄이 24~26%로 확대됐으나 수년간 상대적으로 싼 본주가 오르면서 괴리율이 14%까지 축소됐다”며 “SK하이닉스 본주도 ADR 상장 이벤트만으로 최소 8~18%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ADR이 본주 대비 25% 이상의 프리미엄을 받는 상황에서 양쪽 시장에 모두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싼 ADR 보다 저렴한 본주를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확대가 외국인의 본주 순매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ADR과 본주의 특성을 구분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ADR 프리미엄이 확대되더라도 두 시장의 수급과 투자자 구성, 거래 환경이 달라 동일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본주와 ADR은 사실상 서로 다른 시장에서 거래되는 다른 기업으로 봐라 볼 필요가 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프리미엄이 축소되는 과정은 나타날 수 있지만, ADR 주가가 올랐다고 해서 다음 날이나 다음 달 한국 시장에서 본주가 같은 폭으로 움직인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