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국내 기업 첫 외화채 공개매수…이자비용 3100만달러 절감

새 돈 빌리지 않고 빚 줄인다
보유 현금으로 외화채 3.6억달러 조기상환
10억달러 외화채 중 36% 조기상환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전경 [포스코홀딩스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포스코가 보유 현금을 활용해 외화채 일부를 조기 상환했다. 새로 돈을 빌리지 않고 기존 차입금을 줄여 이자 부담을 낮추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포스코는 15일 외화채 일부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조기상환했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이 외화채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상환한 첫 사례다.

이번 대상은 포스코가 2023년 발행한 5.75% 고정금리 5년물 달러채다. 만기는 2028년 1월이다. 포스코는 신규 차입 없이 보유 현금으로 상환 재원을 마련했다.

조기상환 규모는 3억6000만달러다. 기존 총 발행액 10억달러 가운데 36%를 먼저 갚으면서 남은 채권 잔액은 6억4000만달러로 줄어든다.

포스코는 이번 상환으로 만기까지 발생할 이자비용 약 3100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 구간에서 발행한 외화채 일부를 미리 정리해 금융비용을 줄이는 효과다.

공개매수는 기업이 발행한 채권을 만기 전에 공개적으로 사들이는 방식이다. 특정 투자자와 비공개로 협의해 채권을 되사는 방식과 달리, 채권 보유자 전원을 대상으로 절차가 진행돼 투명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 같은 방식은 글로벌 기업들이 부채 구조를 관리할 때 활용하는 기법이다. GE, 마이크론, 브로드컴 등 해외 기업들도 채권 공개매수를 통해 만기 구조를 조정하거나 이자비용을 줄여왔다.

포스코는 이번 조기상환을 통해 외화부채 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환율과 금리, 글로벌 철강 수요 등 대외 변수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차입 부담을 줄여 재무 체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포스코그룹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철강·자원·에너지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가운데, 이번 외화채 조기상환 역시 재무 부담을 낮추는 체질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포스코그룹은 앞서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매출을 2025년 116조원에서 2035년 187조원으로 확대하고, 철강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자원·에너지 비중을 키우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시장 상황과 자금 여건을 고려해 부채 구조를 관리할 방침이다. 특히 외화부채 비중과 만기 구조를 점검하면서 금융비용을 낮추고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조기상환은 금융비용 절감과 부채 관리를 위한 조치”라며 “외화부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해 재무 건전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