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한그릇에 1만8000원? “그냥 마트·편의점 갈래요” [푸드360]

편의점 보양 간편식 인기…매출 두 자릿수↑
집밥 보양식도 대세…생닭·인삼 매출 급증


초복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한 마트 정육코너에 초복 안내가 붙었다. 박연수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 20대 직장인 김모 씨는 퇴근 후 편의점에서 6500원짜리 ‘통닭다리삼계탕’을 집어 들었다. 1만5000원을 훌쩍 넘는 외식 삼계탕 가격이 부담스러워서다. 그는 “이번 초복은 집에서 에어컨을 틀고 간단하게 즐길 예정”이라며 “인기 삼계탕집은 비쌀 뿐 아니라 대기까지 길어 선뜻 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 50대 주부 윤모 씨도 집에서 삼계탕을 끓이기로 했다. 외식으로 해결하면 4인 가족 기준 7만~8만원이 훌쩍 넘는 데다 다른 메뉴까지 주문하면 10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그는 “마트에서 생닭과 찹쌀, 인삼을 사 집에서 끓이면 비용도 훨씬 적게 들고 가족들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삼계탕 ‘1만8000원’ 시대다. 치솟은 외식 물가에 초복 풍경도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삼계탕 전문점 대신 편의점과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삼계탕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1만8154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동월 1만7654원 대비 2.8% 올랐다. 2023년 1만6423원에 이어 2024년 1만6885원으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외식 물가 부담에 편의점 간편식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편의점 GS25가 지난 8일 출시한 ‘이달의 도시락 7월 복날편’은 출시 6일 만에 10만개 이상 판매됐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보양식 관련 상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8% 증가했다.

CU의 직전 일주일(6~13일) 삼계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7배 뛰었다. 지난 7일 출시한 보양 간편식 6종 가운데 대표 상품인 ‘보양 삼계 삼각김밥’은 1주일 만에 3만개가 팔렸다. 세븐일레븐에서도 같은 기간 쌀 가공식 매출은 34%, 국·탕류가 포함된 상온 파우치 상품은 23%, 도시락은 10% 각각 증가했다.


가정간편식(HMR)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웰푸드의 간편식 브랜드 ‘식사이론’은 대구 대표 백년가게 ‘일월정’과 협업한 ‘일월정 흑마늘 삼계탕’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도 최강록 셰프와 함께 개발한 평양냉면·들기름막국수, 윤나라 셰프와 협업한 삼계탕을 ‘비비고’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오뚜기는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 라면을 출시했다.

직접 재료를 사서 보양식을 준비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실제 집에서 직접 삼계탕을 끓이는 비용은 외식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하다.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영계와 수삼·찹쌀·마늘·밤·대파·육수용 약재 등 4인분 재료를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은 3만5260원이다. 1인분 기준 약 8800원이다.

대형마트의 보양 식재료 판매도 큰 폭으로 늘었다. 6월부터 13일까지 이마트에서는 생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3%, 토종닭이 147.1%, 전복은 35.7% 증가했다. 부재료인 건채소는 93.5%, 인삼은 6.4%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도 닭고기 매출이 24% 늘었다. 찹쌀은 61.9%, 인삼은 207.3%, 전복은 361.4% 증가했다. 장어와 한우도 각각 93.8%, 20.6% 늘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계절적으로 수요가 높은 상품들이 있는데 이를 대체하는 상품이 늘면서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면서 “원가 상승 요인이 많은 만큼 외식 가격이 크게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용산점에서 모델들이 초복대전 할인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는 초복 당일인 15일까지 보양식을 최대 50% 할인한다. [이마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