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석유화학 구조재편 ‘대산 1호’ 기업결합 심의 개시

LDPE·EVA 경쟁제한 우려…시정방안 반영 심사
대산 생산시설 통합해 공동 최대출자 체제 구축
공정위, 신속한 심의 거쳐 기업결합 결론 방침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첫 구조개편안인 ‘대산 1호 프로젝트’와 관련한 기업결합 심의 절차에 돌입했다.

심의 개시의 계기가 된 심사보고서에는 일부 시장의 경쟁 제한성을 해소하는 조건으로 기업결합을 승인해야 한다는 심사관 의견이 담겼으며 최종 승인 여부는 향후 열릴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결정된다.

8일 오후 충남 서산시 대산 석유화학단지 모습. [서산=임세준 기자]


공정위는 롯데케미칼·롯데대산석화·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이 추진 중인 석유화학 사업재편 기업결합 건의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한 데 이어 피심인에게도 송부했다고 15일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의 조사 결과와 조치 의견을 담은 것으로, 최종 판단은 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앞서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에 직면하자 구조개편 프로젝트인 ‘대산 1호’를 마련해 올해 2월 정부 승인을 받았다.

프로젝트의 골자는 대산산업단지 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 계열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HD현대케미칼이 롯데케미칼의 물적분할 신설법인인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하고 롯데케미칼은 합병존속법인인 HD현대케미칼의 지분을 추가 취득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각각 HD현대케미칼 지분 50%를 보유하는 공동 최대출자자가 되며 대산산업단지 내 양사의 나프타분해설비(NCC)와 기타 석유화학 생산시설을 통합 운영하게 된다.

이번 심사보고서는 시정방안 제출 절차를 거쳐 작성됐다. 기업이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시정방안을 제출하면 심사관이 이를 반영한 심사보고서를 작성한 뒤 기업이 이에 동의할 경우 심의·의결 절차를 단축해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는 방식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지난해 11월 임의적 사전심사 신청을 접수한 이후 20개 관련 제품의 생산·판매·수출입 현황을 분석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

그 결과 이번 기업결합으로 국내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에서 경쟁사업자 간 수평결합에 따른 협조효과와 단독효과가 발생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기업들은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시정방안 초안을 마련했다. 이후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 심사관의 수정·보완 요구를 반영해 시정방안 수정안을 제출했다.

심사관은 수정안을 검토해 이를 심사보고서에 반영했다. 심사관은 이번 기업결합이 공정거래법 제9조를 위반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시정방안을 고려해 시정명령 의견을 제시했다. 시정명령에는 협조효과와 단독효과 등 경쟁제한성을 차단하기 위한 작위·부작위 의무가 담겼다.

공정위는 신속히 위원회 심의를 개최해 석유화학 사업재편 ‘대산 1호’ 기업결합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어 추진될 석유화학 사업재편에 대해서도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국내 석유화학 시장의 경쟁 질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