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뛴 나프타 가격…석화업계 “안정 기대에도 불확실성 지속” [비즈360]

중동 전쟁 재개 위기에 나프타 재급등
안정세 접어든 6월 대비 24% 상승
하반기 ‘역래깅’ 앞둔 석화사 설상가상…불확실성 길어져

호르무즈 해협. [로이터]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중동 전쟁 재개 위기에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보이던 나프타 가격이 다시 급등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 원가 수급 부담이 커지면서 하반기 ‘역래깅’ 여파 이후로도 실적 타격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나프타국제가격은 배럴당 8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 거래일인 지난 10일(79달러) 대비 3.7%, 지난달 최저치를 기록했던 6월 25일(66달러) 대비 24.2% 오른 수치다. 에틸렌 등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석유화학업계 원가 부담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올 초 60달러 안팎에 거래됐던 나프타는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폭등, 지난 3월 31일 141달러까지 올랐다. 이란이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공급에 차질이 생긴 영향이다. 이후 나프타 가격은 5월까지도 100달러를 웃돌다 6월 들어선 종전 기대가 커지며 70달러까지 내렸으나, 다시 상승 전환한 것이다.

이는 종전 합의를 보는 듯 했던 미국과 이란이 다시 대치 국면으로 들어선 여파다. 이란이 지난 6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상선을 공격해, 미국도 7~11일 사이 네 차례 이란을 공습하는 등 맞불로 대응하면서다. 결국 60일 간 협상을 갖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기로 한 양국 합의를 깨고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봉쇄하겠다고 선언했다.

전남 여수시에 위치한 석유화학단지 모습. [연합]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실적 불확실성 역시 장기화됐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중동 전쟁 초기엔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로 실적 개선 효과를 누렸다. 지난 3~4월 이들 업체는 올 초에 저렴한 나프타를 공정에 투입해 만든 제품을 공급난 국면 속에 비싸게 팔며 ‘전쟁 특수’를 누렸으나 하반기 들어선 다시 적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잠시 안정되는 듯했던 나프타 가격이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여파로 다시 요동치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쟁 여파로 누린 상반기 래깅 효과가 하반기에 회수되고, 종전 이후로는 다시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불확실한 상황이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나프타 가격 상승 추세도 얼마나 갈지, 혹은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 역시 또다시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다. 석유화학 업계는 정부에 사업 재편안을 제출하고, 대산 1호 프로젝트(HD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통폐합) 최종안은 정부 승인까지 받는 등 구조조정 속도를 내왔다. 그러나 중동 전쟁 이후로는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했다. 대산 1호 프로젝트 외에 대산 2호, 여수, 울산도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 한 곳도 최종안을 제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