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그라지지 않은 美 금리 인상론…한은 ‘두 차례 인상’ 시나리오 부상

6월 CPI 3.5% ↑…전월比 0.4%↓
유가 하락에 에너지 기여도 0.44%P
연준 의장 “인플레 해야 할 일 있어”
미·이란 충돌에 국제유가 다시 급등
한은, 금리 올릴듯…추가 인상 언제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과 유조선이 떠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점쳐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으면서 물가 불확실성도 커진 탓이다. 오는 16일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15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상승했다. 5월 상승률 4.2%보다 0.7%포인트 낮고 시장 예상치인 3.8%밑돌았다. 전월 대비로도 0.4% 하락해 2020년 4월(-0.8%) 이후 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CPI 둔화에는 국제 유가 하락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항목별로 기여도를 보면 에너지가 -0.44%포인트에 달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가솔린 가격이 9.7% 하락한 영향이 컸다. 반면 식품(+0.03%포인트)과 서비스(+0.02%포인트) 등은 오히려 물가를 끌어올렸다. 한마디로 유가 하락분을 제외한 요소들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케빈 워시 의장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날 하원 청문회에서 그는 6월 CPI에 대해 “이걸 보고 ‘임무가 완수됐다’고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에 있어 해야 할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과 이란이 다시 충돌하며 국제유가가 재차 반등했기 때문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달 초 배럴당 60달러 후반대였던 WTI(서부 텍사스유) 가격은 최근 80달러선까지 오른 상황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기준금리 예측 도구인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연말까지 FOMC가 기준금리를 최소 한번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78.1%에 달했다. 하루 전(88.3%)보다는 10.2%포인트 떨어졌지만 한 달 전(59.4%)보다는 18.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보합권에 머무를지 둔화할지는 트럼프가 이란과 갈등을 얼마나 신속하게 끝낼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여력도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각각 2.5%, 3.5~3.75% 수준이다. 상단 기준 1.25%포인트 역전된 상태다. 2022년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 금리를 넘어선 뒤 약 4년째 금리 역전이 이어지고 있다. 한미 금리차에 투자자들의 달러 선호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1500원 안팎에서 등락하는 고환율을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 인상에 더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한은은 오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가운데 8월 금통위에서 연달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까지도 제기된다. 16일 신현송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나 30일 FOMC 기준금리 발표와 케빈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 등이 다음 한국 통화정책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