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총매출 첫 1조달러 돌파
상업용 항공·방위·우주산업 전반에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생산 능력 확대가 산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글로벌 공급난이 한국 방위산업에 새로운 도약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일PwC는 글로벌 100대 항공우주 및 방위(A&D) 기업의 실적을 분석하고 산업별 주요 동향과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한 ‘글로벌 A&D 산업 연례보고서 2026’을 발간했다고 최근 밝혔다.
보고서는 “A&D 산업이 역사상 가장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10년 이상 누적된 상업 항공 수주잔고, 지정학적 변화에 따른 방위 수요의 질적·양적 확대,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비즈니스 모델의 실시간 재편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A&D 상위 100대 기업의 총매출은 1조450억달러로 전년 대비 13.8% 증가하며 1조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1244억달러로 46.4%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상업용 항공, 방위산업, 우주산업 전반의 견조한 수요 확대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상업용 항공기 수주잔고는 약 1만5000대(금액 기준 1조1000억달러)에 달해 현재 생산 속도 기준으로 10년 이상의 물량이 적체돼 있다. 글로벌 방위비 지출은 2조60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상위 11개 방산업체의 수주잔고도 최근 3년간 50% 이상 증가한 9480억달러에 달했다.
우주 부문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궤도 발사 성공 횟수는 317회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아르테미스 2호(Artemis II)’가 반세기 만에 유인 달 탐사에 성공했다. 또한 스페이스X(SpaceX)의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추진되면서 민간 우주산업을 향한 투자와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현재 A&D 산업의 핵심 과제로 ‘생산 부족’을 꼽았다. 산업 전반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생산능력 확보와 공급망 운영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방위산업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장기화로 주요국의 무기 비축량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생산능력 확대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드론·자율무기·AI 기반 전투체계가 미래 전장의 핵심 전력으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방산기업들은 생산 확대와 함께 첨단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의 존재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결 매출이 전년 대비 127% 증가하며 글로벌 상위 100대 A&D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순위도 9계단 상승한 14위에 올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65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일PwC는 이 같은 글로벌 산업 환경이 K-방산에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할 전략 방향으로 ▷국가별 맞춤형 지원과 현지화 확대 ▷통합 전력체계 기반 패키지형 수출 모델 구축 ▷첨단 국방과학기술 연구개발(R&D) 강화 및 민간 기술의 신속한 도입 ▷절충 교역의 전략적 활용 ▷방산 수출 관련 보안 체계 강화 ▷인력 및 기술 생태계 조성 등을 제시했다.
특히 우주 분야에 대해서는 “우주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안보와 경제 모두에서 외국 위성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후발주자인 한국이 자본 여력의 한계를 고려해 재사용 발사체·초소형 위성군·위성데이터 서비스에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노아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