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수 제외·LTV·규제 완화 거론
전문가 “다주택 규제서 풀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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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전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주거 불안정이 심화되면서 아파트에 비해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연립·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가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도 신축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삼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토교통부 주최 토론회에서는 업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비아파트 규제완화 목소리가 잇따랐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토부가 주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 경청토론회’에서는 ▷다세대·연립주택의 층수·연면적 제한 완화 ▷비아파트 매입 시 주택 수 제외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완화 등 비아파트 시장 침체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시장에서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 비아파트 공급 물량이 지난 몇 년간 전세사기 여파, 건설여건 악화 등으로 급감하며 주택 시장 전체의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 올해 1~5월 기준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1만4676가구(국토부 통계)로 2022년 같은 기간 4만1811가구였던 것과 비교하면 185% 급감했다. 착공·준공 물량도 같은 기간 각각 3만9657가구에서 1만2358가구로, 3만5472가구에서 1만1448가구로 줄어들며 공급 절벽 수준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날 토론회 패널로 참석해 “비아파트 공급 감소는 건축규제, 대출, 세금, 전세사기 등이 합쳐진 결과”라며 “비아파트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선 이 사업이 가진 미래의 불확실성이 많이 제거돼야 하고 제도의 일관적인 설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행 건축법상 ‘4층 이하’인 연립·다세대 층수 기준을 상향하고 주거 연면적 기준도 완화하는 등 건축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빌라 건축기준은 1990년에 만들어진 것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은 아파트 층수가 20층 이상에서 60층까지도 지어지는 시대인데 층수 제한이 과다하다”고 말했다.
공급자 측면에서 건축규제 뿐 아니라 LTV 0% 등 대출규제도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어렵게 비아파트를 신축해도 세금 규제로 인해 정작 살 사람이 없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비아파트 매입 시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등 수요 진작을 위한 세제 혜택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부도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한 이 같은 규제완화의 필요성에는 이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날 토론회에 앞서 오전에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비아파트 침체를 고려하면 아파트와 달리 신축에 한해 금융·세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다주택 규제 형평성을 고려해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보고했다.
지난 5월에는 비아파트 사업자에 대한 건설금융 지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비아파트 전용 특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분양보증 도입, 도시형 생활주택 건축규제 완화 등을 통해 2027년까지 4만1000가구, 2030년까지 11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건축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단기간 내 공급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택 수 영구 제외를 통해 임대사업자의 매수 문턱을 낮춰줘야 한다는 진단이다. 현재는 전용면적 60㎡ 이하, 취득가액 수도권 6억원 이하·지방 3억원 이하 비아파트(내년 말까지 취득)에 대해서 제외해주고 있는데 기간을 연장하고 기준을 확대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비아파트는 건축 속도가 1년 안으로 빠르기 때문에 (규제완화되면) 단기적으로는 공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결국 문제는 ‘누가 분양받아서 임대 줄 것이냐’인데 임대사업자가 빌라 물량을 받을 수 있도록 주거용오피스텔 등 전용 60㎡ 이하 주택 3채까지 주택 수에서 제외해주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문수 상명대 부동산학과 교수(한국부동산산업학회장) 또한 “일정 규모 이하의 비아파트 중 장기 임대를 통해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주택은 1가구 1주택 산정 시 예외를 두거나 별도로 판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주택 수에서 제외돼 세제와 금융 부담이 줄어야 민간이 비아파트를 사들여 장기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유인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언급된 대로 LTV 완화와 같은 대출규제 개선도 병행되면 공급효과를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행사와 건설업체들이 (빌라 신축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LTV 축소에 따른 대출제약을 완화해 일명 ‘패스트푸드형 주택’인 비아파트를 빨리 짓도록 하는 게 최우선 대책”이라며 “이른바 아파트키즈인 MZ세대에게 공간 친숙도가 있는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과 같은 아파트형 빌라가 늘어나면 시장 안정 효과에도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혜원·김희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