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50개중 레버리지 11개…6개 단일종목
“한방·군중 추종 결합 땐 손실·변동성↑”
코스피, 7000선 회복…매수 사이드카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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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불붙은 ‘곱하기 투자’가 해외주식 계좌에서도 미국 반도체와 한국 증시 3배, 개별 종목 2배 상품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매수 대상이 지수 상승을 배수로 추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분산효과가 없는 단일종목형 상품으로까지 대상이 넓어졌다. 국내외 시장을 가리지 않고 단기간 큰 수익을 노리는 ‘한 방’ 투자 성향이 강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14일(조회기준일)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 1위는 상장지수펀드(ETF) ‘SOXL’이다. SOXL은 미국 주요 반도체주로 구성된 NYSE 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 3배를 목표로 한다. 순매수액은 6억9062만달러(약 1조359억원)로, 2위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1억5610만달러·약 2341억원)의 4.4배에 달했다.
한국 증시 상승에 3배로 베팅하는 KORU ETF도 1억4760만달러(약 2214억원) 순매수돼 전체 3위에 올랐다. 국내 증시 상장 레버리지 ETF뿐 아니라 미국 상장 상품을 통해서도 한국 증시에 고배율 투자가 이뤄진 것이다.
이밖에 나스닥100지수 일간 수익률 2배 상품인 QLD 1억583만달러(약 1588억원), 3배 상품인 TQQQ 3083만달러(약 462억원) 등 순매수가 확인됐다. 글로벌 메모리 기업을 담은 DRAM의 일간 수익률 2배를 목표로 한 RAM도 6438만달러(약 966억원) 순매수로 전체 10위다. DRAM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
국내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는 샌디스크·IREN·오라클·스트래티지·블룸에너지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단일종목 상품으로도 확대됐다.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50위 내 레버리지 ETF 11개 가운데 6개가 단일종목형이다. 순매수 규모는 SOXL이나 KORU 등 지수형 3배 상품보다 작지만 기초주식 자체의 가격 진폭이 큰 종목까지 레버리지 투자가 확산될 정도로 위험 선호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지수형 상품은 여러 종목으로 구성돼 특정 기업의 실적 부진이나 돌발 악재가 일부 분산된다. 반면 단일종목형은 한 기업의 주가 변동을 그대로 확대한다. 같은 2배 상품이라도 기초주식 자체의 변동성이 크면 지수형보다 손실이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
해외에서 나타난 고배율 투자 수요는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장의 과열 양상과도 맞닿아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초단기로 사고팔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6400선을 위협받은 14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 거래대금은 전날대비 50.5% 급증한 18조290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날 전체 ETF 거래대금 46조8625억원의 39.03%로, 전 거래일보다 5.16%포인트 높아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레버리지 상품 자체보다 이를 단기 차익을 위한 ‘한 방’ 수단으로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행태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이 국장뿐 아니라 미장에서도 2배·3배 지수형 상품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며 “큰 수익을 냈다는 사례가 확산하면 상품 구조와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따져보지 않고 군중심리로 따라가는 경향”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레버리지 상품은 방향뿐 아니라 매수 시점과 보유 기간까지 맞혀야 해 손실 만회를 위해 비중을 확대하기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투자자들도 개인의 차입·레버리지 거래가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알렉산더 레드먼 CLSA 수석 주식전략가는 로이터에 “한국은 여전히 가장 큰 비중확대 시장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운전대를 잡고 있고 이들이 신용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26.08포인트(3.30%) 오른 7082.91로 거래를 시작, 장 초반 6% 넘게 급등하며 3거래일 만에 7000선을 회복했다. 오전 10시15분 기준 전장보다 5.9% 오른 7261.18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삼성전자(4.7%)와 SK하이닉스(10.3%)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코스닥도 800선을 되찾으며 투자심리 회복세를 나타냈다. 김유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