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찰칵’했던 아틀라스…이번엔 홀란 ‘노젓기’ 세리머니

보스턴다이나믹스, 30초 영상 공개
아틀라스 3대로 노르웨이 응원 재현
실제 선원같은 자연스러운 동작 눈길
FIFA 후원사 현대차, 로봇도 전면에
심판에 경기구 전달 등 기술력 입증


북중미 월드컵 16강전 하프타임에서 손흥민의 세리머니를 재현한 아틀라스. [현대차 제공]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월드컵 열풍을 반영한 ‘바이킹 로우’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아틀라스는 노를 젓는 듯한 연속 동작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며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기술력을 드러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유튜브]


현대자동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손흥민과 해리 케인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의 대표 세리머니를 재현한 데 이어 이번에는 월드컵 응원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해 월드컵에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노르웨이 응원 문화 ‘바이킹 로우’ 영상을 올리고 “월드컵 열기는 계속된다!”라고 소개했다. 약 30초 분량의 짧은 영상에는 아틀라스 3대가 나란히 앉아 바이킹 로우 동작을 선보이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 아틀라스들은 동시에 바닥에 앉은 뒤 상체를 앞뒤로 움직이며 노를 젓는 듯한 자세를 반복한다. 뒤편에는 사람 10여 명이 요가 수업을 따라 하듯 아틀라스의 움직임을 보고 같은 동작을 이어간다. 로봇이 사람을 따라 하는 기존 장면과 달리, 이번에는 사람들이 로봇을 보고 응원 동작을 따라 하는 구도가 연출됐다.

바이킹 로우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노르웨이 대표팀과 팬들을 중심으로 확산한 응원 퍼포먼스다. 팬들이 줄지어 앉거나 서서 바이킹의 긴 배를 저어 나가는 듯한 동작을 일제히 반복하는 방식이다. 노르웨이가 1998년 이후 처음 월드컵 본선에 복귀해 8강까지 오르면서 이 응원은 경기장 안팎에서 빠르게 퍼졌다.

이번 영상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동작의 자연스러움이다. 아틀라스는 단순히 팔만 흔드는 수준을 넘어 앉기, 상체 젖히기, 팔 당기기, 다시 원위치로 돌아오는 동작을 끊김 없이 이어간다. 세 대가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면서 실제 커다란 배에서 선원들이 함께 노를 젓는 듯한 장면을 만든다.

아틀라스의 월드컵 퍼포먼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틀라스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브라질과 노르웨이의 16강전 하프타임에도 등장했다. 선수 입장 터널에서 나와 관중에게 인사한 뒤 손흥민, 해리 케인, 엘링 홀란, 마테우스 쿠냐 등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의 대표 골 세리머니를 차례로 재현했다. 이어 후반 시작을 앞두고 심판에게 경기구를 전달하며 관중들의 호응을 얻었다.

통제된 실험실이 아닌 야외 경기장 환경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임무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됐다.

이번 바이킹 로우 영상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하프타임쇼가 경기장이라는 대형 무대에서 기술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면, 이번 영상은 월드컵 밈과 팬 문화를 활용해 아틀라스의 움직임을 보다 친근하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복잡한 설명 대신 전 세계 축구팬이 알아볼 수 있는 응원 동작을 통해 로봇의 균형 제어와 전신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드러낸 셈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아틀라스 관련 영상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에는 ‘축구 학습’ 시리즈와 아틀라스의 학습 과정을 다룬 영상 등이 올라와 있으며, 축구 동작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의 움직임 학습 능력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월드컵을 단순한 차량 지원 무대가 아니라 로보틱스 기술을 알리는 글로벌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FIFA 공식 후원사인 현대차는 대회 운영을 위해 1500여대의 차량을 지원하는 동시에 아틀라스와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전면에 내세웠다.

스팟은 주요 경기장과 국제방송센터 등에서 순찰·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아틀라스는 축구 세리머니에 이어 월드컵 응원 퍼포먼스까지 선보이며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피지컬AI·로보틱스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미래 제조 현장의 핵심 로봇으로 키우고 있다. 사람이 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작업, 반복적인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하는 것이 목표다.

로봇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의 경쟁력이 단순 보행을 넘어 전신을 활용한 연속 동작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본다. 주변 사람들과 리듬을 맞추고, 불규칙한 자세에서도 균형을 유지하는 능력은 향후 공장과 물류, 서비스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본 기술과 맞닿아 있다. 월드컵 열풍을 탄 짧은 영상이지만, 그 안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의 일상적 움직임과 문화적 행동까지 얼마나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메시지가 담겼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