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년월일 예시가 ‘2014년 4월 16일’…앱 개발사 “세월호 유가족께 사과”

고려대병원 결제 앱 내 세월호 연상 문구
레몬헬스케어 “검증없이 사용, 무거운 책임”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엠케어(M-care). [레몬헬스케어·뉴시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국내 주요 대학병원 애플리케이션(앱)에 ‘세월호 참사일’을 연상케 하는 문구가 표시됐다가 논란이 일자 뒤늦게 수정됐다. 앱 개발사는 “세월호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공식 사과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소재 고려대학교병원 앱 내 자동 결제 시스템의 ‘가족등록 환자조회’ 생년월일 입력 예시로 ‘2014년 4월16일 시 20140416으로 입력’이란 문구가 표시됐다.

[고려대병원 모바일앱 갈무리]


2014년 4월 16일은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수학여행 길이던 경기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승객 304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참사가 발생한 날이다.

참사 발생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등 일부 극우 세력이 희생자와 유족을 조롱하는 일이 이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해당 플랫폼은 코스닥 상장사인 레몬헬스케어가 개발한 환자용 앱 ‘레몬케어’로 전국 140곳 이상의 종합병원이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문제의 문구는 현재 수정된 상태다.

홍병진 레몬헬스케어 대표는 전날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문제가 된 화면이 유가족과 국민이 이용하는 전국 주요 병원 환자용 앱에서 발견됐단 사실 앞에서 더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경위 조사 결과 해당 문구는 과거 앱 개발 과정에서 처음 작성된 이후 화면 개편을 거치면서도 검증 없이 그대로 복사돼 재사용됐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모두의 아픔인 날짜가 서비스 화면에 노출되는 것을 지금까지 걸러내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회사 잘못”이라며 “그동안 저희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만 살폈을 뿐 그 날짜가 누군가에게 큰 아픔으로 다가올 지 헤어리지 못했다”고 했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문구를 최초 작성하고 검수에 관여한 인력은 이미 퇴사해 직접적 인사 조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홍 대표는 “향후 재발 방지 대책 수립과 이행을 직접 관장하고, 콘텐츠를 다루는 모든 구성원 대상 교육과 점검을 정례화하겠다”며 “이번 일을 창사 이래 가장 무거운 경고로 새기고 기술 이전에 사람의 마음을 먼저 살피는 회사로 거듭나겠다.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릴 기회를 주신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용서를 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