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인적분할 주총 통과…3형제 ‘3色 경영’ 본격화

15일 ㈜한화 임시주총서 분할계획서 승인안 통과
분할기일 8월 1일, 변경·재상장 8월 25일 예정
존속회사는 방산·조선·금융 등 사업 경쟁력 강화
신설법인은 테크·라이프 부문 사업 전문성 고도화
김동관 중심 승계구도 선명…김동선 독자경영 본격화


김동관(왼쪽부터)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한화 제공]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를 방산·조선·에너지·금융 중심 존속 법인과 테크·라이프(기계·유통) 중심 신설 법인으로 분리하는 구조 개편이 막바지에 접어들며 오너가 3형제의 독립·책임경영 체제가 더욱 확고해졌다.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방산·조선·에너지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을,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테크·라이프를 각각 맡는 3축 구도가 공식화된 셈이다.

한화는 15일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앞서 올해 1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예고됐던 인적분할 안건이 주총을 통과함에 따라, 한화그룹의 구조 재편과 3세 승계구도 확립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분할은 상법에 따른 단순·인적분할 방식으로, ㈜한화가 일부 사업부문을 떼어내 새 회사를 만들고, ㈜한화는 존속하게 된다. 분할비율은 존속법인 0.7563533, 신설법인 0.2436467로,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약 76대 24다.

테크·라이프 떼어낸 한화…8월 1일 분할기일


이번 인적분할로 분할 신설회사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주식회사’(가칭)가 새롭게 출범한다. 기존 ㈜한화에서 유통, 로봇, 반도체 장비 등을 아우르는 테크·라이프 부문이 신설법인으로 이관되는 구조다. 반면 분할 존속회사인 ㈜한화는 방산·조선·에너지·금융 등을 중심축으로 남겨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 분할 기일은 오는 8월 1일 0시다. 주총 이후 한화는 8월 3일 분할보고총회 및 창립총회를 갈음하는 이사회 결의를 거칠 계획이다. 이어 같은 달 25일에는 존속법인 변경상장과 신설법인 신규상장이 예정돼 있다.

김동관 중심 승계구도 명확…방산·우주·에너지 집중


재계에서는 이번 인적분할로 한화그룹 오너가 3형제의 후계 구도가 한층 더 선명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한화그룹은 핵심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김동관 부회장이 방산·조선·에너지를, 김동원 사장이 금융 부문을 이끌어왔다. 여기에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맡아온 유통·로봇·반도체 장비 등 사업이 ㈜한화에서 완전히 분리되며 각자의 영역이 명확히 획정됐다.

존속법인 ㈜한화는 화약류 제조·판매와 무역업, 건설업을 영위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생명보험 등 기존 핵심 계열사를 보유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주주인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도 존속법인 산하에 남는다. 이들 계열사가 속한 산업군은 주로 정책적 민감도가 높으며 장기적인 성장 전략과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분야다. 회사 측은 이런 특성을 반영한 전략을 수립하면 2030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CAGR)이 10%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번 분할로 사업 역량이 한곳으로 모이면서 김동관 부회장 중심의 그룹 승계 구도가 더욱 굳건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화 측은 이번 분할의 배경에 대해 복합기업 디스카운트(할인) 요소를 해소하고, 사업별 전문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핵심 사업이 지주사 안에 모두 묶여있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업계는 사실상 승계 구도 정리를 위한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삼남 김동선 ‘홀로서기’ 기반 마련…독자경영 본격화


이번 분할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삼남 김동선 부사장의 홀로서기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화그룹 내에서 유통과 서비스, 기계 부문은 방산·조선 등 주력사업과 비교해 사실상 비주력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이번 인적분할로 김 부사장의 사업 영토가 명확해지면서, 신설 지주사 내에서의 영향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개별 사업을 신설법인 산하에서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묶으며 각 사업 간의 시너지 효과를 어떻게 낼지도 주목된다. 신설법인에는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계열사가 편입된다. 한편 신설법인은 2030년까지 총 4조7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목표다. 설비투자 2조1000억원, 연구개발(R&D) 2조원, 인수합병(M&A) 6000억원이다. 이를 통해 연평균 30%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추진한단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