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기준은?” 보유세 강화 공식화한 李, 40억 넘는 집 5년 새 3.5배 늘었다 [부동산360]

보유세 강화 기준 가격 40억~50억 설정되나
40억 초과 거래 年 1400건…5년 전 比 3.5배
전문가 “과세표준 세분화·세부담 상한 변경 가능”


서울 도심의 한 부동산에 매물 가격표가 부착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정부가 초고가1주택의 보유세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그에 대한 기준 가격 설정을 시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초고가 주택 기준 가격에 대해 묻고 “시가 30억원은 가혹하다”고 말했다. 시가 30억원은 공시지가 기준 10억원대 후반으로 상당수 주택이 초고가로 분류될 것이란 우회적 표현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이에 따라 시가 40~50억원선이 초고가1주택으로 보유될 것으로 본다. 사실상 강남권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 이상 상당수는 보유세 강화 대상이 될 전망이다.

“30억은 가혹하다”는 李…‘종부세 강화’ 기준 40억 될 시 흑석도 영향권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1년 간(6월 2일 기준·실거래가 신고 기간 등 감안) 40억원을 넘는 값에 거래된 아파트는 1398건(법인매수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거래(8만3554건)의 1.6%에 해당한다.

전체 거래 계약 가운데 차지 비중은 낮지만, 수년간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건수 자체는 크게 늘었다. 5년 전(2020년 6월 2일~2021년 6월 1일)까지만 해도 40억원 초과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는 연 396건에 그쳤다. 전체 거래 건수 대비 비중도 0.5%밖에 되지 않았다.

5년 새 40억원을 넘긴 아파트 거래건수가 3.5배 늘어난 것이다.

초고가 주택 분포 지역도 더 넓어졌다. 5년 전까지 40억 초과 거래는 강남구 압구정동·청담동, 서초구 반포동, 성동구 성수동, 용산구 한남동 등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1년간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잠실동 잠실엘스,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 동작구 흑석동의 아크로리버하임 대형평수 등이 추가돼 한강벨트 주요 지역의 대장 아파트가 이름을 올렸다.


이에 보유세 강화가 현실화할 시 강남권 대부분 아파트가 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국민 의견 수렴계획’에 대한 부처 보고를 받던 중 “소위 ‘똘똘한 한 채’나 100억원 이상 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해 똑같이 (부담을 지우는 게) 맞느냐는 데 논란이 있다”며 ‘실거주 1주택자’ 보유세 강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화두를 꺼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이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차별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면 1번을,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2번을 눌러달라”며 유튜브 방송을 통한 실시간 투표를 깜짝 제안했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이 “댓글의 90%가량이 1번”이라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실거주 1주택이라도 초고가 주택에는 (부담을) 더 강화하자는 데 대체로 공감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며 사실상 초고가 1주택 보유세 부담 강화에 국민적 지지가 형성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도 언급됐다. 임 실장이 “30억원을 기준으로 써준 분들이 많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시가 기준) 30억원이면 공시 가격으로는 십 몇 억원밖에 안 된다”며 “한 50억원 할 줄 알았는데 의외”라고 했다.

종부세 과표 구간 세분화·신설하나…“세 부담 상한률도 높아질 수”


시장은 이 발언을 두고 이 대통령이 초고가 주택 기준으로 30억원을 상회하는 40억~50억원을 심중에 두고 있다고 해석한다. 그동안 정부 안팎에선 초고가 주택을 별도로 분류하고, 종합부동산세 과표 구간을 더 세분화하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사실상 실거주 하는 ‘똘똘한 한 채’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기점으로 시가 40억원을 넘는 주택부터 별도 과세 구간을 적용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릴 거란 관측이 나온다. 현행 종부세율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2주택 이하)의 경우 공시가격에서 12억원을 공제한 뒤 공정시가액비율 60%를 적용해 과표를 계산하기 때문에 시가가 40억원이 넘는 주택이라고 해도 세 부담이 극단적으로 커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현행 과표·세율 체계에서 1주택자를 별도로 구분하는 과세 구간을 만들고,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면 아무리 실거주하는 한 채만 가졌다고 해도, 3주택 이상 소유한 다주택자와 다름 없는 세액이 부과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부동산 세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


이점옥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단장은 “현행법상으론 공시가격 12억원 이상 주택부터 다주택자의 세율만 증가하는 형식이었다면, 여기서 과표 구분을 더 나눠서 1주택자도 과표가 높으면 더 상향된 세율을 적용받는 방식으로 개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시가 40억원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약 24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여기에 해당하면 보유세가 큰 폭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세부담 상한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아무리 과세표준이 세분화되고 세율이 높아져도, 세부담 상한이 현행과 같이 150%로 유지된다면 체감되는 세액 증가는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문재인 정부 시절 지난 2021년에는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와 3주택 이상자에게는 세 부담 상한을 150%에서 300%로 대폭 확대 적용한 바 있다.

이 부단장은 “세 부담 상한이 150%가 유지된다면 ‘똘똘한 한 채’롤 보유한 이들도 어느 정도 방어는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세 부담 상한을 1주택자에 대해서도 상향한다면 부담이 큰 폭으로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