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도 조이자…‘대출 난민’ 카드론 이어 예적금도 담보로

[고질병 된 대출절벽③]
‘중금리 대안’ 저축銀·P2P대출 총량규제 영향권
저축銀 가계대출 증가 관리에 속도 조절 돌입
2금융권 문턱도 높아지자 ‘우회 대출’도 급증
예적금담보대출도 1년새 약 7800억원↑증가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잇달아 높이면서 ‘대출 난민’이 늘고 있다. 대안 대출로 꼽히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과 저축은행의 개인신용대출마저 가계대출 총량 규제 영향권에 들면서 일부 저축은행들이 취급 규모 조절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하반기 대출 절벽이 심화될 경우 대출 난민들의 자금 조달 여건도 한층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고려저축은행 등 일부 저축은행들이 계대출 총량 규제와 예대율(은행이 보유한 예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 관리 부담 등을 이유로 온투업 연계투자 규모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이 온투업 개인신용대출에 참여한 연계투자 금액은 해당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취급액으로 반영돼 총량 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한도에 도달하면서 단기적으로 신규 연계투자를 중단하거나 취급 규모를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시중은행 대출 창구에서 밀려난 중저신용자들 사이에서 P2P 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연계대출은 올해만 약 3730억원이 신규 취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6월 혁신금융서비스로 도입된 이후 총 5022억원이 집행됐다. 이는 작년 말(1292억원)과 비교해 무려 4배 넘게 급증한 규모다. 현재 연계투자에 참여 중인 저축은행은 18~19곳 수준이다.

협회 측은 “작년 말부터 신규 참여 기관들이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자금을 집행하면서 전체 투자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6·27 가계대출 규제 시행의 영향으로 취급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6·27 규제가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한도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등 가계대출을 전방위로 조인 데 따른 영향도 크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폭이 컸던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고려저축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을 전년 대비 77%가량 늘렸지만, 올 1분기엔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을 6.7%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예가람저축은행도 지난해 가계대출이 49.8% 증가했으나 1분기 증가폭은 8.3%에 그쳤다. 작년 가계대출을 전년 대비 약 100% 확대했던 HB저축은행 역시 올해 1분기 증가세는 2.5%에 머물렀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해 관리 목표를 크게 초과한 일부 저축은행에 대해 올해 가계대출을 사실상 전년 말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등 관리 강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저축은행들도 연간 관리 목표를 맞추기 위해 일반 신용대출은 물론 온투업 연계투자 취급 규모까지 조절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금융권에 이어 2금융권까지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의 자금조달 창구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카드론 수요는 이미 빠르게 늘고 있다. 5월 말 카드론 잔액은 43조2534억원으로 올해 1월 말보다 6684억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월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카드론 잔액은 5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결국 대출 우회로를 찾으면서 예적금을 담보로 한 대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NH 등 5대 은행의 지난 13일 기준 예적금담보대출(주택청약담보 포함) 잔액은 6조782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6월말(6조24억원)과 비교하면 78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예적금담보대출은 예적금 잔액의 최대 10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주담대와는 다르게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재테크 커뮤니티에선 정기예금을 해지하는 대신 예적금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묻는 상담글도 잇따르고 있다. 예적금담보대출 수요가 커지자 업계에선 취급 기준을 강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예적금담보대출은 신용대출과 마찬가지로 ‘기타대출’로 분류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에 비대면 취급 제한이나 한도 조정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