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만700원…시급 380원 오른다

공익위 3.9% 합의 권고안 끝내 불발…노사 최종안 30원 차에도 표결
사용자위원안 15표로 의결…제도개선 추진단 설치도 권고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700원으로 최종 결정된 뒤 회의장 화면에 투표 결과가 표시돼 있다. 이날 마지막 13차 수정안으로 근로자 측이 시간당 1만730원, 사용자 측이 1만700원을 제시한 뒤 위원 27명을 대상으로 투표에 부쳐 근로자위원 안이 11표, 사용자위원 안이 15표, 무효표 1표로 사용자위원 안으로 의결됐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80원(3.7%) 오른 시급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마지막까지 최종안 격차를 30원까지 좁혔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최저임금위원회는 표결 끝에 사용자위원안을 최종 의결했다.

공익위원들은 반복되는 최저임금 갈등을 개선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제도개선 추진단' 설치도 권고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을 시급 1만700원으로 의결했다. 월 환산액(주 40시간·월 209시간 기준)은 223만6300원이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16.3% 인상한 시급 1만2000원을, 경영계는 동결한 1만320원을 제시했다. 이후 13차례 수정안을 거치며 격차를 좁혔고, 마지막에는 노동계가 1만730원(4.0% 인상), 경영계가 1만700원(3.7% 인상)을 각각 최종안으로 제출했다.

공익위원들은 심의촉진구간으로 시급 1만600원(2.7%)~1만860원(5.25%)을 제시한 데 이어 시급 1만720원(3.9%)의 합의 권고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노동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노사 합의는 무산됐고, 최저임금은 표결에 부쳐졌다.

재적위원 27명 전원이 참여한 표결에서는 노동계안이 11표, 사용자위원안이 15표를 얻었고 무효는 1표였다. 이에 따라 사용자위원안인 시급 1만700원이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번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기준 약 66만명(영향률 3.8%),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으로는 297만8000명(영향률 13.3%)으로 추정된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가 마지막까지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고 최종안도 역대 가장 근접한 수준이었다"며 "30원 차이를 두고 이뤄진 이번 표결은 사실상 합의에 준하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위원장으로서 아쉽지만 노사 모두 역지사지의 자세로 끝까지 심의에 임해준 점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노동계는 결정에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3.7% 인상은 저임금 노동자의 절박한 생계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매우 아쉬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공익위원이 제시한 3.9% 합의 권고안보다 낮은 사용자위원안이 채택된 것은 최소한의 균형마저 저버린 것"이라며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확대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사용자위원안이 채택됐음에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운 경영 현실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은 동결됐어야 했다"며 "정부와 국회는 영세사업자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업종별 구분 적용을 비롯한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권고문을 통해 올해 하반기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해 최저임금 적용 대상과 결정 기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연구하고,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 차기 최저임금 심의에 활용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의결안은 노동부 장관에게 제출되며, 장관은 이의제기 절차를 거쳐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고시한다. 새 최저임금은 2027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