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 산식 또 바뀌었다…정부 성장률 전망치는 ‘제외’

정부 성장률 전망치는 제외…한은·KDI 평균만 반영
취업자 증가율도 빠져…해마다 달라지는 심의촉진구간 산식


최저임금위원회 제14차 전원회의가 열린 14일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이 회의 속개를 위해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이 올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면서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외한 채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망치만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활용했던 ‘국민경제생산성 상승률’ 산식도 바뀌면서 심의촉진구간 산정 기준이 해마다 달라진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14일 최저임금위원회가 공개한 심의촉진구간 산정 근거에 따르면 공익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촉진구간을 시급 1만600원(2.7%)~1만860원(5.25%)으로 제시했다.

하한선은 2026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2.7%)를 그대로 적용했다. 상한선은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2.6%)와 KDI 전망치(2.5%)의 평균인 2.55%에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2.7%를 더해 5.25%를 산출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제공]


눈에 띄는 점은 같은 날 정부가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3.0%)는 산정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공익위원들은 한국은행과 KDI 전망치만 평균해 사용했지만 정부 전망치를 반영하지 않은 이유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산식도 지난해와 달라졌다. 지난해 공익위원들은 상한선을 정하면서 ‘경제성장률+소비자물가상승률-취업자 증가율’인 이른바 국민경제생산성 상승률을 활용했다. 그러나 올해는 취업자 증가율을 제외하고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만 합산했다.

같은 경제지표를 활용하면서도 적용 방식이 해마다 달라지는 셈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국민경제생산성 상승률이 사실상 최종 의결안의 근거가 됐고, 지난해에는 심의촉진구간 상한선을 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됐다. 올해는 다시 취업자 증가율을 제외한 새로운 방식으로 상한선을 산출했다.

최저임금법은 제4조에서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어떤 방식으로 산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탓에 노동계는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심의촉진구간이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을 좌우하는 만큼 산출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떤 경제지표를 선택하고 어떤 기관의 전망치를 반영할 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없으면 예측 가능성과 수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에 ‘최저임금위원회 운영 및 최저임금 결정기준 개선’을 포함한 상태다. 공익위원들도 이날 권고문을 통해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제도개선 추진단’ 설치를 권고한 만큼 심의촉진구간을 포함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전반에 대한 제도 개선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