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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국내 증시 급락으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의 반대매매가 이달 들어 4000억원을 넘어섰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무너지면서 강제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이 물량이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0일까지 위탁매매 미수금에 따른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4258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9일 하루 동안에만 1422억원 규모의 주식이 강제 처분됐고, 다음날에도 816억원어치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9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0.2%로 지난달 9일(10.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위탁매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주식 결제대금이 부족할 경우 증권사로부터 최대 3거래일 동안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정해진 기간 안에 부족한 금액을 채우지 못하거나 담보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시장에서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진행된다.
최근에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반도체 고점 논란,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 확대 등이 동시에 겹치면서 담보가치가 빠르게 훼손된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의사와 무관하게 주식을 처분당하면서 시장 전체의 매도 압력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반대매매는 주가 하락을 증폭시키는 연쇄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경계하고 있다. 담보 부족이 발생한 시점과 실제 강제 매도 사이에는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당분간 추가 청산 물량이 시장에 계속 나올 가능성도 남아 있다.
실제로 코스피는 전날에도 9% 가까이 급락했고, 지난달 19일 기록한 고점(9385.59) 대비 27.47% 하락한 상태다. 일부 신용거래 투자자들은 추가 증거금을 납입할 여력마저 부족해 강제 청산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대매매가 상당 부분 마무리되면 수급 부담도 점차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배 후반대로 글로벌 금융위기와 지난 3월 이란 전쟁 직후 저점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큰 장세에서는 높은 레버리지 포지션이 작은 가격 변동에도 강제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단기간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업 실적과 반도체 업황, 중동 정세 등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이미 낮아진 PER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과 높아진 이익 레벨, 반도체 사이클의 저점이 이전과 같은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너무 공포에 질릴 필요도 없고, 이전과 같은 단기 조정 이후 재차 신고가 갱신 흐름을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시장은 이익을 확인하며 움직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매매는 단순히 개인투자자의 손실에 그치지 않고 시장 전체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향후 증시가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추가 강제 청산 물량이 얼마나 빠르게 소화되는지와 함께 기업 실적, 글로벌 매크로 환경이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