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와 맞물려 개편 논의 탄력…공익위원 ‘제도개선 추진단’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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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원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동계와 경영계가 10차 수정안까지 제출했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 격차는 여전히 600원에 달한다. 노사 자율 합의가 쉽지 않은 만큼 올해도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를 산정하는 기준이 최저임금법에도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같은 경제지표가 해마다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면서 공익위원들의 ‘중재 공식’이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또다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최저임금법 제4조는 “최저임금은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어떤 기준으로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공익위원들이 제시하는 심의촉진구간은 사실상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왔다. 노사가 수정안을 거듭 제출해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공익위원들이 일정 범위를 제시하고, 노사는 그 구간 안에서 추가 수정안을 내거나 최종 표결에 들어간다. 최근 수년간 최종 결정액도 대부분 심의촉진구간 범위 안에서 결정되면서 공익위원들의 중재안이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을 좌우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을 산정하는 기준도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국민경제생산성 상승률(경제성장률+소비자물가상승률-취업자 증가율)’이 사실상 최종 의결안의 근거로 활용됐다.
하지만 2024년에는 같은 산식이 심의촉진구간 상한선을 정하는 기준으로 사용됐다. 당시 최종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률(2.9%)도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1.8~4.1%) 안에서 결정됐다. 동일한 경제지표가 어떤 해에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는 근거가 되고, 또 다른 해에는 협상 범위를 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심의촉진구간이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짓는 만큼 산출 근거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예측 가능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같은 경제지표가 해마다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면서 공익위원들의 중재 기준이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산식 적용”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재명 정부도 국정과제에 ‘최저임금위원회 운영 및 최저임금 결정기준 개선’을 포함한 상태다. 올해도 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과 표결을 거쳐 최저임금이 결정된다면 전문가와 객관적 경제지표를 중심으로 한 예측 가능한 결정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도 개편 논의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편 이날 공익위원들은 올해 하반기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해 적용 대상과 결정 기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연구한 뒤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차기 최저임금 심의에 활용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