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촉법소년 연령 하향 요구
![]() |
|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속 ‘촉법소년’ 역할을 한 장요훈 배우. [챗GPT로 제작]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국회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인기가 공교육과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대한 교권침해 행위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와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아동학대 면책이 필요하다는 언급과 흉포화하는 소년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드라마 참교육이 우리 사회에 던진 교권과 촉법소년 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오는 18일 서이초 교사 순직 3주기를 앞두고 교권보호 대책과 소년사법 체계의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서이초 사건 이후 이른바 ‘교권 5법’이 마련됐지만 교사들이 체감하는 교육활동 보호 수준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악성·무고성 교권침해에 대한 교육감의 고발 의무화와 중대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 기준의 명확화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규태 계명대 교수는 교사들이 드라마 참교육에 공감하는 이유에 대해 “가상기관인 교권보호국의 강력한 응징 때문이 아니라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악성 민원 속에서 느끼는 고립감이 사실적으로 담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의 국가 교육·사법 시스템이 무너진 교실을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는 불신의 결과”라면서 “중대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와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한 아동학대 면책, 교육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을 국가나 교육청이 책임지는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
| 촉법소년의 소년부 송치 인원은 2019년 8615명에서 지난해 2만1095명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챗GPT로 제작] |
촉법소년 범죄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형사책임 연령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혜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는 “만 10~13세 촉법소년 범죄가 양적·질적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중대범죄를 저지르면 처벌될 수 있다는 경각심과 책임의 무게를 깨닫게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촉법소년의 소년부 송치 인원은 2019년 8615명에서 지난해 2만1095명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폭력 사건으로 송치된 촉법소년 역시 같은 기간 2148명에서 5520명으로 늘었다. 강간·추행 사건 송치 인원도 2019년 357명에서 2024년 883명으로 증가했다.
신 부장검사는 살인과 강간, 강도, 중상해, 마약 판매, 유괴, 방화, 집단폭행 등 중대범죄나 상습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을 형사사법 체계에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들은 학교가 교육기관이 아닌 ‘사안처리 기관’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햇살 경기 종덕초 교사는 “교사들이 교육 대신 조사관과 기록관, 민원창구, 감정노동자의 역할을 강요받고 있다”며 “학교가 교육적 회복의 공간이 아니라 브로커와 법률대리인의 소송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학교폭력 신고·접수와 조사 업무를 교육지원청이나 경찰 등 학교 밖 전문기관으로 이관하고, 보호자 민원과 법률 대응 창구도 교육지원청으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
|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드라마 참교육이 우리 사회에 던진 교권과 촉법소년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
교원단체 설문에서도 촉법소년 연령 하향과 중대 교권침해 학생부 기재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5월 교원 89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6.4%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찬성했다. 중대 교권침해 행위의 학생부 기재에는 89.2%가 동의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지난 4월 교사 9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0% 이상이 학생으로부터 실제 물리적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언어적·물리적 위협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80%에 달했다.
다만 학부모와 피해자 지원단체에서는 처벌 강화와 함께 피해학생의 회복을 위한 국가책임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은 “처벌은 필요하지만 처벌만으로 피해회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며 피해학생을 위한 기숙형·통학형 회복지원기관 확대와 가족 상담·치유 프로그램의 제도화를 주문했다.
정성국 의원은 “드라마 참교육 열풍은 역설적으로 공교육과 우리 사회 붕괴의 뼈아픈 방증”이라며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우고 흉포화하는 소년범죄로부터 학생을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