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렌터카 허용하자고?’…교통 딱지 뗀 외국인 미납 과태료 여전히 눈덩이 [세상&]

작년 제주서 렌터카 몰고 과태료 미납한 외국인 96%


제주 성산항 주차장 [연합]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이우중 수습기자]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운전 허용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른 가운데, 외국인 렌터카 이용자들이 미납한 과태료는 해마다 수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찰청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1~25년 외국인 렌터카 이용자들의 미납 과태료 총액은 16억9097만원에 달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1억6668만원, 2022년 1억9968만원, 2023년 4억1419만원, 2024년 6억5691만원, 2025년 2억5350만원으로 집계됐다. 미납률은 2021년 27.7%에서 2022년 29.1%, 2023년 46.7%, 2024년 60.7%로 꾸준히 상승한 뒤 2025년 56.3%로 소폭 낮아졌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증가세를 이어갔다.

관광객이 많은 제주에서는 외국인 렌터카 이용자의 과태료 미납률이 전국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최근 3년간 미납률은 2021년 93.6%, 2022년 96.2%, 2023년 96.1%를 기록했다.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 외국인 10명 중 9명 이상이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은 셈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외국인의 경우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은 채 출국하면 사실상 징수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렌터카 이용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박천수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지난 2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민선 9기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렌터카 이용 문턱을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박 부지사는 “외국인 개별 관광객의 많은 부분을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분들이 지금 렌터카를 이용 못 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단기간에 몇 시간 연수를 시켜서 운전하게 할 수 있다든지 규제 완화 차원에서 한번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확대간부회의는 생중계됐고 박 부지사의 해당 발언이 그대로 전파되면서 공방이 벌어졌다.

제주도는 이는 박 부지사 개인의 견해일 뿐 공식 입장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중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렌터카 이용 제한 완화는 검토된 바 없다”며 “부지사가 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제시한 개인적인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제주도는 지난 4일 설명자료를 내고 “단기 체류 외국인의 운전 허용은 도로교통 관련 국제협약 개정과 정부 부처 간 협의가 선행돼야 하는 사안으로 제주도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며 “제주도는 도민의 안전과 교통 환경을 최우선에 두고 도정을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국제운전면허 제네바 협약에 가입하지 않아 국내에서 차량 대여에 제약을 받는다. 이 때문에 별도의 제도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의 운전을 허용하는 방안이 꾸준히 논의돼 왔다.

지난 2015년에는 중국 운전면허를 소지한 중국인 관광객에게 제주에서 단기 임시운전면허를 발급하는 특례를 담은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추진됐다. 그러나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교통안전 우려 등의 문제가 지적돼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