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최종 심의 돌입…“지급 능력 한계” vs “실질 생계비 보전”

최임위, 제14차 전원회의 개최
경영계 “2%도 한계”·노동계 “대폭 인상해야”
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 제시 주목


14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권순원 위원장과 위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지난 회의에서 노사가 각각 시간당 1만1천220원과 1만530원을 제시하며 수정안 격차는 ‘690원’까지 좁혀진 상태로, 이날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익위원들은 이날 상한선과 하한선인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노사가 심의 촉진 구간 안에서 의견 일치를 이루면 합의안이 채택되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표결을 통해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종 담판이 14일 시작됐다.

경영계는 “2% 인상도 감당하기 어렵다”며 영세 사업자의 지급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노동계는 “5년째 이어진 낮은 인상률로 저임금 노동자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며 대폭 인상을 촉구했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4차 전원회의를 개회하며 노사공 위원들의 모두발언을 들은 뒤 최종 심의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사실상 결정하는 마지막 회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은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했고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시간당 1만2000원을 넘는다”며 “일부 거시지표 개선과 달리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내수 침체와 인건비 부담으로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국가가 법으로 강제하는 임금인 만큼 영세사업자의 최소한의 경영 의지마저 꺾을 수 있다”며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지난 회의에서 소상공인 사용자위원들이 2% 인상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퇴장한 것은 그만큼 절박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폐업이 늘고 대출 연체율도 10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만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농업인의 지급 능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내수 회복과 양극화 완화를 위한 핵심 정책이라고 맞섰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생계비 보전을 넘어 침체한 내수를 회복시키는 마중물이 돼야 한다”며 “지난 수년간의 낮은 인상률은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했고, 고물가 속에서 소비 여력을 회복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은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도급제와 플랫폼 노동자 등 새로운 노동 형태는 이미 노동시장의 중요한 축이 됐지만 현행 제도는 이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적용 확대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세계 10위 경제대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저임금 노동자의 삶은 이미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최저임금으로는 하루 세 끼 식사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자의 실질 생계비를 반영한 대폭 인상을 결단해야 하며 노동자의 실질소득을 깎아내리는 어떤 타협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성재민 공익위원 간사는 “오늘은 그동안의 논의를 바탕으로 최저임금법에 따라 서로를 배려하는 책임 있는 결론을 내려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노사공 모두 의미 있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날 오후 제14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노사는 회의장 밖에서 막판 여론전에 나서기도 했다.

양대노총은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질임금 회복과 내수 활성화를 위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촉구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사용자위원들은 노동부 기자실 앞에서 2% 인상이 소상공인이 감내할 수 있는 최후의 마지노선이라며 추가 인상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지난 13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9차 수정안으로 올해보다 8.7% 오른 시급 1만1220원을, 경영계는 2.0% 인상한 1만530원을 각각 제시했다. 노사 간 격차는 690원까지 좁혀졌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익위원들의 심의촉진구간 제시 여부와 노사의 추가 수정안이 내년도 최저임금 최종 결정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