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틀고 잤더니 몸이 왜 이러지” 전문가가 말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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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선풍기를 밤새 틀어놓고 잤더니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찌뿌둥하다”거나 “목이 따끔거린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선풍기 바람은 정말 건강에 해로울까.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성인에게는 선풍기를 틀고 자는 것이 오히려 수면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침실이 너무 더우면 체열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해 땀을 흘리게 되고, 이 때문에 수면이 방해받는데 선풍기가 방을 시원하게 유지해주면 더 빨리 잠들고 수면의 질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이자 수면의학 전문가인 체스터 우 박사는 미국 매체 굿하우스키핑에 “수면은 체온이 자연스럽게 떨어지면서 시작된다”며 “연구에 따르면 서늘한 실내 온도(18~20도)가 체온을 낮춰 더 편안한 수면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풍기는 과도한 땀으로 인한 수면 방해를 막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부드럽게 돌아가는 선풍기 바람은 자동차 경적이나 개 짖는 소리 같은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백색소음 역할도 한다. 2021년 연구에 따르면 백색소음은 주변 소음으로 인해 수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의 수면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방의 청결 상태나 알레르기, 천식, 안구건조증 질환 여부에 따라 선풍기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뉴욕대 랭곤 헬스의 알레르기 전문의 푸르비 파리크 박사는 굿하우스키핑에 “집먼지 진드기, 반려동물의 비듬, 곰팡이에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선풍기가 이런 유발 물질을 방 안에 퍼뜨려 콧물과 재채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과 부비동염도 악화할 수 있다.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면 눈물이 빠르게 증발해 눈이 뻑뻑해지고, 반사적으로 눈물이 줄줄 흐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은 코 점막을 건조시키고 점액을 걸쭉하게 만들어 코막힘을 유발한다. 우 박사는 “실내 공기 순환으로 피부와 눈, 입이 건조해질 수 있다”며 “인공호흡기를 사용할 때 목이 아프거나 코가 막히고 기침이 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선풍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몇 가지 원칙을 지키라고 조언한다. 우선 선풍기를 정기적으로 청소해 깨끗하게 유지하고, 공기청정기를 함께 쓰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 노출을 줄일 수 있다.

영국 수면 전문가 마틴 실리는 “잦은 재채기, 눈물, 콧물, 인후통 또는 호흡 곤란을 겪고 있다면 선풍기 날개의 먼지를 청소했는지 확인하라”며 “가능하면 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함께 사용해 실내의 집먼지 진드기 확산을 최소화하라”고 조언했다.

바람을 얼굴에 직접 쐬지 않도록 선풍기 머리를 벽이나 천장 쪽으로 돌려 공기를 순환시키는 방식도 권장된다. 또 잠든 뒤에는 체온 변화에 대비해 타이머를 2~3시간 정도로 설정하면 쾌적한 수면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