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대금 1389억원 법정기한 넘긴 대기업…이랜드·대방건설 지연비율 상위

공정위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 점검
15일 내 지급 66.8%…현금결제 84.7%
하도급대금 미공시 3곳엔 과태료 부과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해 하반기 공시대상 대기업집단이 법정 지급기한을 넘겨 협력업체에 지급한 하도급대금이 138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랜드와 대방건설은 기한을 초과해 지급한 비중이 다른 기업집단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하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조사 대상은 공시대상기업집단 92곳 소속 원사업자 1417개사로, 이들이 지난해 하반기 지급한 하도급대금은 모두 8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원사업자는 하도급대금 지급 규모와 지급수단, 지급기간 등을 반기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해야 한다.

대금 지급 시기를 보면 지급일 기준 15일 이내에 지급된 금액이 전체의 66.82%를 차지했고 30일 이내 지급 비중은 86.41%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하도급대금이 법정 지급기한인 60일보다 훨씬 앞서 지급된 셈이다.

10일 안에 지급한 비율이 70%를 넘는 기업집단도 8곳이었다. 유코카캐리어스와 파라다이스는 해당 비율이 각각 100%를 기록했다.

반면 법정기한인 60일을 넘겨 지급한 금액은 전체의 0.16%인 1389억원이었다. 기한 초과 지급 비율은 이랜드가 14.02%로 가장 높았고 대방건설(10.11%), SM(5.40%), 교보생명보험(2.94%), KG(2.51%)가 뒤를 이었다.

하도급대금 지급 규모는 현대자동차가 11조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8조9500억원), HD현대(5조5800억원), 한화(5조3700억원), LG(4조7700억원) 순이었다.

현금이나 수표, 만기 1일 이하 어음대체결제수단 등을 포함한 현금 결제 비율은 평균 84.71%로, 전년 동기(86.19%)보다 소폭 낮아졌다.

한국GM과 한진, BS, 네이버 등 29개 기업집단은 현금 결제 비율이 100%였던 반면 KG(24.51%), 하이트진로(26.37%), LS(34.36%), 두산(39.59%)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만기 60일 이하 어음대체결제수단까지 포함한 현금성 결제 비율은 98.35%로 집계됐다.

하도급 분쟁조정기구를 운영하는 원사업자는 43개 기업집단의 144개사로 전체의 10.2%에 그쳤다.

공정위와 지난 5월 말 상생협약을 체결한 대형 건설사 19곳만 별도로 보면 현금 결제 비율은 3개사를 제외한 모든 회사가 97% 이상이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등은 100%를 기록했다. 하도급 분쟁조정기구도 상위 10개 건설사에 모두 설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하반기 실적 집계 이후 상생협약이 체결된 만큼 앞으로 현금 결제 비율과 분쟁조정기구 설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점검에서는 하도급대금 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보이스루·스튜디오원픽(카카오), 원폴(SK) 등 3개 사업자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공시 내용에 단순 누락이나 오기가 확인된 31개 사업자에는 정정 공시를 요구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법정기한을 넘겨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규모가 큰 기업을 중심으로 대금과 지연이자가 적정하게 지급됐는지 추가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