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경쟁국보다 낮은 관세 보장” 요구…농업은 양보 불가
美 “양보 있어야 특혜” 맞서…양국 모두 “합의 가능성은 여전”
![]() |
| 지난달 인도 뉴델리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왼쪽)와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이 미·인도 무역협상을 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인도의 1단계 무역협정이 최종 타결을 눈앞에 두고도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인도가 중국 등 경쟁국보다 유리한 관세 혜택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으면서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미국과 인도가 지난달 말 뉴델리에서 막바지 협상을 벌였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23∼24일 뉴델리를 방문해 인도 정부 대표단과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 모두 당시 잠정 합의 도출을 기대했지만 최종 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협상에 정통한 인도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에 “미국이 인도의 핵심 요구사항을 보장하지 않았다”며 “유리한 조건이 아닌데도 협정을 서두르거나 농업 분야와 같은 레드라인을 양보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인도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중국을 비롯한 제조업 경쟁국보다 낮은 수준의 미국 관세를 보장받는 것이다. 또 협정 체결 이후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확실한 약속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인도가 더 많은 시장 개방과 양보를 해야만 무역 특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협상 상황을 아는 소식통은 로이터에 “인도는 그동안 추구해온 무역 특혜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양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전했다.
인도는 최근 수출 증가와 잇따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바탕으로 협상력이 높아졌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인도의 올해 4∼6월 상품 수출은 미국·이란 전쟁 여파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했다. 지난해 영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은 15일 발효를 앞두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뉴질랜드와도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지난달 “1단계 무역협정 협상은 99% 완료됐다”면서도 마지막 남은 쟁점은 관세율이라며 경쟁 제조국보다 낮은 관세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라제시 아그라왈 인도 상공부 차관도 “기본 합의안은 준비돼 있으며 적절한 시기가 되면 서명할 것”이라고 밝혀 협상 자체가 결렬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관계자 역시 “인도와 계속 협력하고 있으며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도가 협상 과정에서 “느리고 관료적이며 까다로운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해 단기간 내 타결은 쉽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국은 지난 2월 1단계 무역협정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당시 미국은 인도에 적용하던 상호관세를 25%에서 18%로 낮추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관련해 부과했던 25%의 제재성 관세를 철회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법 301조 조사 등이 이어지면서 최종 협정 체결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