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산재사망자, 전년보다 34명 감소한 253명 ‘역대 최저’

건설현장 13만곳 늘었는데 사망자는 23.9% 감소
제조업 대형 화재·폭발 영향에 사망자 37.3% 증가
“반복 중대재해 기업 특별감독 강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23일 오전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현장 감식에 돌입했다. 14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친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는 수사가 본격 시작됐다. 대전경찰청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이날 오전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 대표 자택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번 불로 ‘2.5층’에 있던 헬스장을 이용하고 있던 직원이 다수 사망했다. 이 공간은 층고가 높은 2층을 쪼개 만든 공간으로 도면에는 나와 있지 않은 시설로 파악됐다. 또 인화성 위험물질을 다루는 공장이지만 평소 안전관리가 미흡했다는 직원들의 폭로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드론으로 촬영한 참혹한 화재현장 모습. 대전=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대전 안전공업 화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등 올해 상반기 대형 산업재해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전체 산업재해 사고사망자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추락사고가 크게 줄면서 상반기 사고사망자는 253명으로 재해조사 대상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제조업은 대형 화재·폭발 사고 영향으로 사망자가 30% 넘게 증가해 업종별 온도차를 보였다.

고용노동부는 15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에서 올해 1~6월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가 253명(23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87명(278건)보다 34명(11.8%), 사고 건수는 46건(16.5%) 감소했다고 밝혔다. 사고사망자 수는 재해조사 대상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22년 이후 상반기 기준 역대 최저이며, 감소 폭 역시 가장 컸다.

[고용노동부 제공]


업종별로는 건설업 사고사망자가 105명으로 지난해보다 33명(23.9%) 줄었고, 기타업종도 56명으로 26명(31.7%)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은 92명으로 25명(37.3%) 증가했다. 특히 50인 이상 제조업 사업장의 사고사망자는 28명에서 57명으로 103.6% 급증했다. 고용부는 지난 3월 대전 자동차부품업체 안전공업 화재와 6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가 증가폭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건설업은 경기 침체에 따른 공사 감소보다 현장 안전관리 강화 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건설현장은 약 103만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3만개(13.4%) 늘었지만, 사고사망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0인(50억원) 미만 사업장에서 사고사망자가 146명으로 전년보다 30명(17.0%) 감소했고, 이 가운데 5인(5억원) 미만 초소규모 사업장은 67명으로 21명(23.9%) 줄었다. 건설업에서도 50억원 이상 현장은 23명(42.6%), 5억원 미만 현장은 11명(19.0%) 각각 감소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떨어짐’ 사고가 84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년보다 45명(34.9%) 감소했다. 반면 ‘화재·폭발’은 16명에서 32명으로 두 배 늘었고, ‘깔림·뒤집힘’도 18명에서 34명으로 88.9% 증가했다. 정부는 제조업에서 지게차 전도와 적재물 붕괴 등 복합적인 사고가 늘어난 탓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감소세를 이어가기 위해 추락사고 예방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안전한 일터 지킴이’ 1000명을 활용해 위험요인을 집중 점검하고, 고위험 사업장은 기술지원과 감독을 연계하기로 했다. 10인 미만 사업장에는 추락방지시설 설치 비용을 최대 90%까지 지원한다.

제조업에 대해서는 화재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사업장과 군용화약류 취급 사업장 42곳을 대상으로 소방청·방위사업청과 합동 점검을 실시한 뒤 감독을 강화한다. 밀폐공간 질식사고와 끼임 사고 예방을 위한 집중 감독도 병행할 예정이다.

특히 동일 유형의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기업에 대해선 특별감독 수준의 감독을 실시한다. 현재 특별감독은 통상 연간 사망자 3명 이상 발생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지만, 앞으로는 동일 유형 사고가 반복되는 경우 사망자 수와 관계없이 감독 기간과 투입 인력을 특별감독에 준하는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민재 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실장은 “동일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업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이행 여부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국민들이 출근한 모습 그대로 퇴근할 수 있는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