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앞 ‘카트 바리케이트’…문화센터엔 환불 행렬

‘영업중단’ 홈플러스 강서점 가보니
마트 휴업에 문화센터 강좌들도 ‘올스톱’
‘휴강문자’ 왔지만 불안감에 수강료 환불
불꺼진 마트엔 직원들 대부분 퇴근 ‘적막’


지난 13일 홈플러스 강서점 4층 문화센터 앞. 수강료 환불을 위해 찾은 사람들로 줄이 만들어졌다. 박연수 기자


“그냥 돈으로 줘요. 귀찮게 뭐하는 건지.”

지난 13일 오후 3시께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4층 문화센터 앞에는 환불을 하러 온 수강생들이 줄을 서있었다. 안내 데스크에는 ‘강좌 취소 신청서’가 뭉치째 놓였다. 직원들은 수강생들에게 신청서 작성 방법을 안내하며 환불 절차를 진행했다.

홈플러스는 이날 전국 점포 영업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 3일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이후 운영자금이 바닥나면서 상품 대금 지급과 매장 운영 비용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화센터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름학기 강좌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업이 중단되면서 환불받으려는 수강생들이 몰렸다. 환불은 기존 결제를 전액 취소한 뒤 수강한 회차만 다시 결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강사에게 지불하는 재료비는 별도 지시가 없었다며 환불해주지 않았다.

글쓰기 등 3개 강의를 듣던 김민아(40)씨는 “8월까지 진행한다고 해서 등록했는데 오늘 오전 갑자기 휴강 안내 문자가 왔다”며 “운영 자금이 없다고 들어 환불받지 못할까 봐 급하게 매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자녀 발레 수업을 등록한 A씨는 “미취학 아동이 다닐 만한 예체능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문화센터를 이용했다”며 “갑자기 운영이 중단돼 아쉽다”고 했다.

수강생들은 강의가 취소된 것이 맞는지 직원들에게 재차 확인하기도 했다. ‘플레이 오감 도담베베’ 강의가 예정됐던 강의실은 불이 꺼진 채 비어 있었다. 그림 수업 수강생들은 완성하지 못한 작품을 챙겨 문화센터를 떠나기도 했다.

2층 마트는 적막했다. 출입구는 카트로 막혀 있었고, 불이 꺼진 매장 안 모니터에서는 광고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정리 작업을 하던 한 직원은 “직원들은 대부분 퇴근했고 지금은 정리 작업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주말 50% 할인 행사 때문에 더 많은 이들이 장을 보러 왔다가 매장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주차장 입구나 온라인 지도에 휴점 안내문이 없어 혼란이 가중됐다. 유미숙(58)씨는 “반값 할인 소식에 냄비를 사러 왔는데 문을 닫아 놀랐다”며 “하루 일찍 올 걸 후회된다”고 했다. 문서영(47)씨도 “근처 마트가 다 없어져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휴점은 직원들에게도 갑작스러웠다. 영업 시작 10여분을 앞두고 전 점포 휴점 공지가 내려오면서다. 한 입점업체 점주 김모 씨는 “오전 조회를 시작하더니 오늘 영업 안 한다고 갑자기 공지해 직원들이 모두 퇴근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입점업체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홈플러스는 입점업체가 원하면 영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했지만, 소비자 발길이 끊기면서 영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직원들도 매장 운영 중단이 길어지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휴점은 파산 수순에 들어섰다는 신호”라며 “단기적인 수익만을 생각하는 사모펀드 경영방식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박연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