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 리스크 대응 총력…청년 일자리·K-공급망 구축 속도

구 부총리, 이재명 대통령에 대응현황 보고
호르무즈 긴장 재고조…하반기 물가 3% 이내 관리
청년 전문인력 20만명 양성·양질의 일자리 20만개 창출
원화 국제화 로드맵 이달 발표…취약차주 금융부담 완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4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동전쟁 관련 비상국정운영 및 대응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재개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커지자 물가·에너지·고용·금융을 아우르는 비상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원유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청년 일자리 대책과 원화 국제화 로드맵,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중동전쟁 관련 비상국정운영 및 대응현황’을 보고했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재개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폐쇄 선언 등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다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위험도도 ‘심각’ 단계로 상향됐다.

중동 긴장이 재고조되면서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79.3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4.5달러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에 따른 달러 유입 기대 등으로 1500원 초반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정부는 다만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확대, 에너지 수급 안정 등에 힘입어 국내 경제의 기초 체력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5월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달러 흑자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412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 1230억5000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2.6%로 높였다.

원유와 나프타 수급도 당장은 안정적인 수준이다. 정부는 7~8월 도입 예정인 원유 물량을 전년 평균 대비 100% 이상 확보했고, 나프타도 7월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했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최고가격 인하 이후 리터당 1800원대로 내려왔다.

다만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와 기업 생산비용, 고용, 금융시장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대응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우선 석유류와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한 ‘민생물가 대책’을 신속히 집행하고 추석 민생안정대책도 추가로 마련한다. 이를 통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에서 관리한다는 목표다.

공급망 대응도 강화한다. 정부는 나프타와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긴급 수급조치를 유지하는 한편 국내 생산 촉진과 비축 확대, 해외 생산기반 마련, 수입선 다변화를 포괄하는 ‘K-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석유화학 원료 등에 대한 긴급수급조정조치는 다음 달 26일까지, 주사기 매점매석 금지 조치는 다음 달 말까지 연장된 상태다.

청년 고용 대책도 조속히 내놓는다. 정부는 2030년까지 청년 전문인력 20만명 이상을 양성하고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20만개 이상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내용을 담은 ‘청년일자리 회복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환율과 금리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 대책도 병행한다. 정부는 원화 거래 활성화를 위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이달 중 발표하고,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개편할 방침이다.

변동금리 대출을 장기·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는 방안을 활성화하고 금융공공기관의 연체채권 관리 체계도 개선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취약 차주의 금융 부담을 낮추기로 했다.

정부는 9월 이후 원유 수급 불확실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9월 도입 예정 물량은 전년 평균의 약 74%가 확보된 상태로, 필요하면 비축유 스와프를 재개하고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와의 국제 공동비축 확대를 조기에 추진할 계획이다.

주유소 가격 인하를 촉진하기 위한 현장 점검도 확대한다. 정부는 고가 주유소 명단을 공개하고 특별점검 대상을 기존 1000곳에서 30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주요 산유국과의 원유 도입·비축 협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외교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 등 기존 중동 산유국과의 협력 기반을 유지하는 한편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과 이라크를 대상으로 국가별 맞춤형 경제협력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미주와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으로 에너지·공급망 협력 대상을 넓혀 중동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