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부 정리도 안되는 ‘보완수사권 폐지’

지도부 완전폐지 방침 고수 불구
예외적 보완수사권 존치 목소리
고민정 등 11인 관련 법안 발의
의총서 당론 의결 추진 반발 커져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견이 분출하고 있다. 보완수사권을 완전 폐지하는 법안이 당 원내지도부를 중심으로 발의됐지만 “예외적 보완수사권은 존치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가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내부 의견수렴과 법안 심사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기조가 일정 부분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14일 검찰의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핵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발의에 앞서 홍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보완수사를 전면 금지하면 간단한 사실 확인이나 자료 보완조차 다시 경찰에 요구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건 처리는 늦어지고 가장 큰 부담은 피해자가 떠안게 된다”고 발의 취지를 밝혔다. 홍 의원의 발의안에는 고민정·곽상언·김남희·모경종·민홍철·박균택·박희승·이소영·주철현 의원(가나다순)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개정안은 ▷특정강력범죄와 아동·장애인·노인 학대, 가정폭력, 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 ▷보이스피싱·금융투자 사기 등 민생범죄 ▷구속사건, 공소시효 임박 등 처리시한이 촉박한 사건 ▷병합수사 필요가 있거나 피해자가 이의신청한 경우 ▷보완수사요구로 처리하기 경미한 경우 보완수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지방공소청장의 승인으로 강제수사할 수 있고, 공소청 산하 사건심의위원회에서 보완수사의 적정성을 심의, 다른 범죄혐의는 직접수사를 금지하는 등 검찰권 남용 제동 장치를 뒀다.

전날 김남희·김동아 민주당 의원과 손솔 진보당 의원도 “형소법 개정안이 사회적 약자 및 성폭력 피해자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들은 민변 여성인권위,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등 6개 여성단체와 기자회견에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장애인·여성·아동 등 형사사건 피해자들이 수사 지연과 진술 반복 등 큰 피해를 겪고 있다. 이번 형소법 개정으로 그 상황을 더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 지지층에 소구하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주장이 힘을 얻자 민주당은 원내지도부와 정책위원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 주도로 지난 9일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세부적으로 검사의 직접 수사를 원천 봉쇄하는 대신 재수사·보완수사·시정조치 요구권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아울러 사법경찰관을 교체하거나 수사기관 이첩을 요청하는 등 수사기관 감독·견제 강화 방안도 담겼다.

하지만 TF의 개정안 발의에도 당내 신중론은 잦아들지 않는 모습이다.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직을 맡고 있어서, 다가오는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서 공동발의는 못하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신다”면서 “법안에 공감하는 의원이 공동발의한 11명 이외에도 여러 사람이 더 있다”고 밝혔다.

법사위 소속의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이견을 다 무시하고 완전폐지를 당론으로 의결해버리면 추가 논의가 어렵다”며 “국민의 권리가 달려있고, 다수 여론과 당이 반대로 가니 그냥 지켜볼 일만은 아니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결론을 정해놓지 않고 자유토론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 토론과 법사위 심사를 거친 안을 당론으로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부 이견이 지속되자 형소법 논의에 대한 속도조절 기류도 감지된다. 형소법 개정 TF 소속 박상혁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의총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올 것 같다. 그런 부분들도 앞으로 법사위에서 토론하는 데 충분히 반영될 여지가 있다”면서 “원내지도부도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인 정부의 입장과 당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그걸 중심으로 (TF가 개정안을) 만들었고, 거기에 피해자 보호 등 이런 부분들이 더 추가됐다”며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개청에 맞게 토론할 수 있는 기본안이 필요해서 제출이 됐던 안”이라고 덧붙였다. 주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