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5일부터 호르무즈 재봉쇄…트럼프 “20% 통행료도 받겠다”

안전보장 명목 통행료 부과 일방선언
종전 MOU 폐기…16일 대국민 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하고,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선적 화물 가치의 20% 상당을 통행료 명목으로 받겠다고 선언했다. ▶관련기사 6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이 있건 없건 개방돼 있으며, 이란의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개방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란 봉쇄’를 재개한다”고 게시했다. 그는 “그 외 모든 국가는 이 해협을 공정하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지금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지위에 걸맞게 그리고 공정성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이 지역에 안전과 보안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에 대해 운송되는 모든 화물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보상받게 될 것”이라며 “관련 절차와 구성은 즉시 시작될 것”이라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이란의 항구를 오가는 선박들을 통제하는 이란 해상 봉쇄는 한국시간 기준 오는 15일 오전 5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이란 전쟁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미 동부시간 기준 14일 오후 4시부터 “군통수권자(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를 재개한다”고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13일 이란 해상 봉쇄를 지시했다. 이는 이란의 에너지 수출과 생필품 수입을 막아 경제난을 악화시키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당시 미군은 이란 항구를 오가려던 선박 140여척을 우회시키고, 미군 지시에 불응한 9척을 무력화했다. 인도적 지원을 위한 선박 50여척은 통항하도록 허가했다.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는 지난달 18일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해제됐다. 그러나 최근 양국이 다시 공습을 주고받는 상황으로 치닫자, 미국이 다시 봉쇄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미국은 더 나아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통행료를 징수하겠다는 구상까지 내놨다. 미 CNN 방송은 이에 대해 “상업 선사들(commercial shippers)에게 화물 가치의 20%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구상을 밝혔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무상으로 해협을 지켰지만, 이제부터는 해협을 지키고 그 대가로 엄청난 돈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6일(현지시간) 오후 9시에 대국민 연설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시간으로는 17일 오전 10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주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란에 대한 대응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은 지난 4월 1일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관련해 중요한 진척 사항을 제공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3주간 이란을 극도로 강하게 타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데 그쳐, 획기적인 돌파구나 종전 청사진 등 새로운 내용이 없는 연설이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도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