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안정성·서비스로 제조업 러브콜
기아·LG 이어 반도체·AI 생태계 목표
韓전담 데스크…행정절차 원스톱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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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 로케시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인적자원개발·IT 전자통신·실시간 거버넌스 장관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윤창빈 기자 |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처럼 신속하게 움직이고, 과감하게 결정하며, 바로 건설하겠습니다.”
나라 로케시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인적자원개발·IT 전자통신·실시간 거버넌스 장관은 최근 서울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한국 기업을 향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 의지를 이같이 밝혔다.
한국 측 인사들로부터 ‘빨리빨리 장관’으로 불린다는 로케시 장관은 ‘3S(속도·Speed, 안정성·Stability, 서비스·Service)’를 안드라프라데시주의 핵심 투자 전략으로 내세웠다.
안드라프라데시주는 개별 제조기업 한두 곳을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협력사와 부품 공급망을 아우르는 ‘제조업 생태계’ 전체를 조성해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 관문으로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한국의 빠른 실행력은 큰 영감을 준다”며 “우리는 단순히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로케시 장관은 안드라프라데시주와 한국의 산업 협력이 자동차에서 전자·첨단 제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는 반도체와 조선, 인공지능(AI), 청정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기아, LG전자, LG화학, 영원무역 등이 투자하며 이미 탄탄한 기반을 구축했다”며 “이제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도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도 복잡한 행정절차와 관료주의는 외국 기업의 주요 투자 장벽으로 꼽힌다. 현지 인맥이나 정치권과의 관계를 앞세워 사업을 중개하겠다는 ‘브로커’가 적지 않다는 점도 기업의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로케시 장관은 인도의 연방제 행정체계가 외국 기업에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안드라프라데시주는 경제개발위원회를 중심으로 투자 절차를 일원화했다고 설명했다. 경제개발위원회가 기업 설립부터 각종 인허가와 세무 절차, 사업 실행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안내하는 단일 창구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로케시 장관은 “협력 기업의 사업은 곧 주정부의 사업이 된다”며 “토지와 인센티브를 제공한 뒤 떠나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 과정에 끝까지 함께하는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주정부와 직접 접촉하는 것을 권장한다. 우리 주에선 브로커를 찾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드라프라데시주는 경쟁 지역보다 많은 보조금을 제시하기보다는 사업을 신속하게 실행하는 행정 역량으로 차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안드라프라데시주는 한국 기업과 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해 ‘코리아 데스크’ 설치도 추진한다. 한국 지방자치단체와 안드라프라데시주 간 협력 역시 확대할 계획이다.
로케시 장관은 현재 주정부가 조성하고 있는 22개 산업 클러스터에서 한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선 분야에서는 대형 조선소 한 곳만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기자재와 부품기업을 포함한 산업 생태계 전체를 끌어들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조선산업은 단일 기업만으로 이뤄지는 산업이 아니다”며 “선박 한 척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360개 기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안드라프라데시주에는 조선업 투자를 즉시 수용할 수 있는 항만이 이미 준비돼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핵심 기업을 중심으로 협력업체들과 함께 진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로케시 장관은 인도 영화 ‘RRR’의 주제가 ‘나투 나투(Naatu Naatu)’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도 텔루구 지역 영화산업을 뜻하는 ‘톨리우드(Tollywood)’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과 텔루구 지역의 영화·미디어 협력이 일회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공동제작과 제작사·기관 간 협력 등 보다 지속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로케시 장관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인도의 차세대 정치 지도자다. 안드라프라데시주를 기술·첨단 제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정책을 주도하고 있으며, 지역 집권당인 텔루구데삼당(TDP)의 전국 실무 대표도 맡고 있다. 신동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