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AI로 잡는다”…CJ대한통운, 택배기사 건강검진 고도화

물류업계 첫 심전도 AI 분석 도입
전국 300여개 서브터미널 순회 검진
부정맥·심부전 등 주요 심장질환 조기 확인
검진 비용 전액 지원…수검률 82% 기록


CJ대한통운이 실시하는 현장 순회 건강검진에서 한 택배기사가 AI 심전도 검사를 받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 대상 건강검진에 인공지능(AI) 심전도 분석을 도입했다. 병원 방문이 쉽지 않은 택배기사들을 위해 전국 물류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순회 검진을 고도화하고, 심장질환 위험군을 더 빨리 찾아내겠다는 취지다.

CJ대한통운은 물류업계 최초로 심전도 AI 기반 심장질환 조기 진단 프로그램을 택배기사 현장 순회 건강검진에 적용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현장 순회 건강검진은 전문 검진기관이 전국 약 300개 택배 서브터미널을 직접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택배기사가 근무 중 별도로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올해 검진 일정은 8월 말까지 이어진다.

검진 항목은 총 60여개다. 뇌심혈관계 질환 검사와 혈액 검사, 고혈압, 간암 검사 등 기본 항목에 더해 관절염을 확인할 수 있는 류마티스 검사, 감기와 폐렴 등 감염 여부를 살피는 CRP 검사도 포함됐다.

올해부터는 심전도 AI 검사가 새로 추가됐다. 기존 심전도 검사보다 부정맥, 심부전, 급성심근경색, 판막질환 등 주요 심장질환 4종을 더 빠르고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검진 과정에서도 고위험군을 찾아내는 성과가 있었다. AI 판독 결과 정상으로 분류된 1361명 가운데 35명의 고위험군이 추가로 포착됐다. 기존 방식으로는 지나칠 수 있는 사각지대를 AI 분석이 보완한 셈이다.

이번 심전도 AI는 2000만개가 넘는 심전도 데이터와 파형을 학습한 기술을 활용한다. 심장질환은 조기 발견이 중요한 질환으로 꼽힌다. 통계청 기준 2024년 심장질환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65.7명으로, 암에 이어 주요 사망원인 상위권에 올라 있다.

CJ대한통운은 2013년부터 택배기사 건강검진 제도를 운영해왔다. 택배기사는 개인사업자 신분이어서 회사가 건강검진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대상은 아니지만, CJ대한통운은 검진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있다.

운영 방식도 현장 접근성에 맞췄다. 일부 택배사는 기사들이 직접 시간을 내 제휴 병원을 찾아가야 해 실제 수검률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CJ대한통운은 서브터미널 방문 검진을 도입하고, 주말과 야간에도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병원 연계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택배업계에서는 최근 배송 속도와 물량 경쟁뿐 아니라 현장 종사자의 안전과 건강관리 체계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폭염과 장시간 운행, 반복적인 상하차 작업 등 업무 특성상 정기 검진과 예방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CJ대한통운은 건강검진 외에도 택배기사 대상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자금 지원, 출산지원금, 입학축하금, 경조금 지급 등이 대표적이다. 출산·경조·특별휴가 등 휴가제도도 확대해 휴식권 보장과 근로환경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앞으로도 현장 방문형 검진을 중심으로 택배기사 건강관리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AI 기반 진단 기술을 활용해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고위험군에 대한 후속 관리까지 이어가는 방식으로 검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지난해 택배기사 대상 건강검진 만족도 설문 조사 결과 5점 만점에서 4.61점이 나왔고 수검률도 82%를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택배기사들이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