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테슬라 AI5 생산 초읽기

테슬라 차세대 칩 양산 준비 마무리에
美투자 압박 속 테일러 본격 가동 임박
2나노 첨단 공정 경쟁력 입증 기회로
가동률 상승, 파운드리 적자 축소 기대


삼성전자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부터 수주한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AI5’ 양산 준비를 마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I5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구축한 신공장에서 2나노(㎚) 첨단 공정을 적용해 생산될 예정이다. 향후 AI5를 안정적으로 양산해 공급할 경우 파운드리 경쟁력을 입증하며 추가 고객사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현지 생산을 강조하며 국내 반도체 기업의 추가 대미 투자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테일러 공장의 본격 가동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 강화의 사례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관계자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테슬라-삼성 AI5 칩이 ‘테이프아웃(시제품 양산)’을 완료했다”며 “AI5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삼성의 2나노 공정을 적용해 생산될 예정이며 머지않아 테슬라 최신 제품에 탑재될 것”이라고 전했다.

‘테이프 아웃’은 반도체 설계를 완료하고 위탁생산 시설인 파운드리에 전달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대량 양산을 위한 마지막 절차로 평가된다.

AI5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자동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당초 대만 TSMC가 단독 양산하기로 했으나 삼성전자가 일부 물량을 수주한 사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을 통해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머스크 CEO는 올 4월에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테슬라 AI 칩 디자인 팀이 AI5 ‘테이프 아웃’을 한 것을 축하한다. AI6와 도조3, 그 외에 멋진 칩들이 개발 중”이라며 “이 칩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삼성전자와 TSMC에 감사하다”고 전한 바 있다.

이미 테슬라의 ‘AI4’ 칩 수주 이력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AI6’ 칩 공급 계약을 따내며 파운드리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수주 규모만 약 23조원 수준으로, 2033년까지 테슬라에 공급하기로 했다.

AI5의 추가 수주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테슬라의 차세대 칩들을 연이어 따내면서 삼성전자와 테슬라의 관계가 더욱 밀착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AI4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평택공장에서 양산하는 반면, AI5와 AI6는 총 370억달러(약 56조원)가 투입된 미국의 새로운 생산거점 테일러 공장이 맡는다.

현재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서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을 비롯해 빅테크 기업 물량 수주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의 AI5 칩 양산은 자사 선단 공정 경쟁력을 입증할 기회로 꼽힌다.

테슬라 물량 공급을 계기로 삼성 파운드리 2나노 공정의 신뢰성이 높아질 경우 미국 현지 고객사 확보 전략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테슬라·애플·퀄컴·AMD 등 ‘스타 팹리스(설계전문 기업)’들이 즐비한 미국 본토에서 ‘테일러 시대’의 개막은 삼성 파운드리 부활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그간 대형 고객사 공백으로 가동이 지연됐던 테일러 공장은 테슬라 AI5 본격 양산을 기점으로 삼성 파운드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 파운드리 부문이 내년에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분기 흑자 전환을 점치고 있다. 김현일 기자